10개 구단, FA 집토끼에 사활 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24 06: 04

역대 최대의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렸다. 외부 FA 시장에 대한 관심이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만큼 소속 선수들에 대한 구애의 강도도 커질 전망이다. 과연 몇 명의 선수들이 원 소속구단 협상 테이블에서 도장을 찍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1일 총 22명(신규 17명, 재자격 5명)의 FA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이 선수들은 22일부터 28일까지 원 소속구단과 협상을 진행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한 선수들은 2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나머지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SK가 6명으로 가장 많고, NC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1명 이상의 소속 FA 선수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
올해 FA 시장의 특이 분위기 중 하나는 외부 FA 영입을 놓고 판이 갈리는 양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비교적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팀이 있는 반면, 아예 외부 FA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후자의 경우는 삼성과 SK가 대표적이다. 박석민 이승엽이 시장에 나오는 삼성은 외부 FA는 영입하지 않겠다는 기본적인 전략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6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무더기로 얻은 SK는 외부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이 내부 자원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현수의 MLB 협상 과정에 촉각이 곤두서 있는 두산, 역시 4명의 FA 선수들이 나오는 넥센도 현 시점에서는 외부 FA 영입에 소극적인 팀들로 분류되고 있다.
반면 롯데, KIA, 한화, kt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외부 영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와 KIA는 전력 보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화도 3년 연속 FA 시장을 분주히 누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구단 사정상 FA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kt 또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중복된다”라는 전망도 있어 모든 선수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는다.
각 구단들이 치솟는 FA 금액에 대해 적잖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육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 또한 변수로 뽑힌다. 결국 집토끼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이번 FA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수준급 선수라면 외부에서 보상금과 보상선수까지 주고 영입하는 것에 비해 내부 선수를 잡는 것이 금전적으로 좀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 FA 영입에 적극적인 팀들도 모두 집토끼를 1~2명씩 안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 선수들과의 협상이 우선이다. 한화는 김태균 조인성이 FA 자격을 재취득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이 중 김태균은 거액 투자가 불가피하다. 롯데는 송승준 심수창, KIA는 이범호가 각각 FA 자격을 얻었다. 역시 전반적인 시장 상황에서 헐값으로 잡기는 쉽지 않은 선수들이다. 그만큼 예산을 잘 분배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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