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선수들이 큰 성과를 얻었다고 자신한다. 이제는 1군 선수들이 긴장해야 할 시기다”
SK의 가고시마 특별 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용희 SK 감독은 이번 캠프에 대한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진 세력들이 쑥쑥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급성장한 선수들도 있어 내년에는 주전 포지션을 놓고 한바탕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커지고 있다. 가고시마 캠프가 내부의 체질 개선에 큰 긍정적 성과를 남긴 가운데, 마무리 캠프의 이원화 또한 건전한 긴장 구도 형성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SK는 올해 마무리캠프를 둘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올해 1군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던 주전과 베테랑 선수들은 현재 강화의 SK 퓨처스파크에서 합숙을 하며 한 해를 정리하고 있다. 반대로 젊은 선수들과 집중적으로 육성을 해야 할 선수들을 추려 가고시마 특별 캠프를 차렸다.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 전원이 현재 가고시마에 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가고시마 캠프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화 캠프의 1군 선수들은 훈련량이 예년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수준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 중이다. 아무래도 시즌 중 이리저리 아팠던 부분에 대한 재활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훈련량을 급격하게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체력 소모가 많은 선수들은 잘 쉬는 것도 내년을 위한 준비 중 하나다. 하지만 가고시마 캠프는 그렇지 않다. ‘소수 정예’가 쉴 틈 없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 비하면 2~3배 이상으로 훈련량이 늘었다.
코칭스태프부터 의욕적으로 이번 훈련에 임하고 있다. 때로는 코칭스태프의 목소리가 더 크다고 느껴질 때도 있을 정도다. 김용희 감독은 “기존의 코치들은 올 시즌에 대해 반성을 많이 한 만큼 이번 캠프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외부에서 영입된 코치들은 새로운 팀에 적응하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비행기를 타고 해외까지 건너온 만큼 선수들의 의욕도 뜨겁다. 여기에 이 선수들은 구단의 전략적인 기대주임을 한 차례 증명했다. 내년 1월 있을 플로리다 캠프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 호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달려드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세대교체가 더뎠던 내야와 포수진을 비롯한 야수 쪽에서 돋보이는 선수들이 많다는 게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가고시마 캠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증언이다. 내야에서는 유서준 최정민 조성모 등 그간 1군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이 이번 강훈련을 통해 수비에서 큰 발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나마 1군 출전 경험이 많았던 박계현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로 헥터 고메즈를 선발한 만큼 내년 내야 구도는 아무도 자기 자리를 장담할 수 없는 안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FA 자격을 얻은 정상호의 거취가 불확실한 가운데 박경완 신임 배터리 코치의 집중적인 조련을 받고 있는 김민식과 이현석도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칭찬에 다소 인색한 스타일인 박경완 코치도 “반복 훈련이 관건이기는 하지만 기량들이 많이 늘었다. 의욕을 가지고 따라온다는 것이 대견하다”라면서 “강화에 있는 이재원이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서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훈련을 하다 보니 긴장감도 배가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강화에 있는 선수들이 가고시마에서는 어떻게 훈련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1군 선수들이지만 가고시마 캠프의 성장세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로 강화에 있는 젊은 선수들은 가고시마 캠프에 참여한 인원들을 제치기 위해 강훈련에 임하고 있다. SK와 김용희 감독이 캠프를 둘로 나누며 바랐던 이상적인 그림이 나오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가고시마=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