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손아섭, 2년 뒤에는 더 강해진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1.25 06: 12

"노력하지 않는 선수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이 2014시즌에 했던 말 가운데 하나다. 말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바로 손아섭이다. 야구에 대한 욕심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게 지금의 손아섭을 만들었다.
사람이 초인적인 노력을 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적절한 동기부여가 있을 때다. 특히 수치심을 느낄만한 일이 있으면 더욱 그렇다. 11월 24일, 분명 손아섭의 야구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날짜일 것이다.

안 그래도 노력파이자 악바리인 손아섭에게 이번 실패는 최고의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전화위복이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손아섭의 타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수비는 평균 이하로 본 것 같다. 그리고 손아섭의 능력(컨택)만 놓고 본다면 메이저리그에도 대체할만한 선수는 많다"고 이번 포스팅 실패 원인을 짚었다.
손아섭은 이번 포스팅 결과가 나오기 전 "만약 이번에 포스팅으로 나가지 못한다면 내년에는 다시 도전할 생각이 없다. 롯데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FA가 된 이후에 (메이저리그 재도전은)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제 손아섭은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2년 뒤, 그러니까 2018 시즌을 노리게 됐다.
2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손아섭은 통산타율 3할2푼3리, 현역 1위이자 통산 2위다. 이미 컨택능력은 리그 최상급인데, 여기서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건 장타력이다. 만약 손아섭이 타율을 유지한 채 장타력과 수비까지 보강하면 메이저리그에서 주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번 손아섭 포스팅 무응찰이 2년 뒤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FA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때까지 도전정신을 유지하고 있다면 지금 성적으로도 계약은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 2년 동안 손아섭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계약조건은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질 수 있다.
롯데로서도 이쪽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롯데는 손아섭의 포스팅 실패 뒤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손아섭을 지키고 싶은 게 속내였지만, 아예 응찰이 없는 건 선수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손아섭에게 힐링이 필요할 것 같다. 잘 다독여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는데, 가장 좋은 힐링은 야구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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