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대역전패’ LG, 총체적 위기관리 부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1.25 06: 22

반드시 잡았어야 할 경기를 지고 있다. LG가 최하위에 머무는 이유다.
창원 LG는 24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3라운드서 울산 모비스에게 78-79로 역전패를 당했다. 5연패를 당한 LG는 5승 20패로 프로농구 최하위를 걷고 있다.
경기 내내 LG가 우세했다. 21-6으로 경기를 시작한 LG는 2쿼터 종료 7분50초를 남기고 32-16으로 16점을 앞섰다. 모비스가 추격을 개시했지만 LG의 화력도 만만치 않았다. LG는 4쿼터 종료 7분 28초를 남기고 68-55로 13점을 이기고 있었다. 절대 뒤집혀서는 안 되는 경기였다.

하지만 상대는 챔피언 모비스였다. 모비스는 불과 5분 47초 만에 19점을 몰아넣으며 74-74 동점을 만들었다. 그래도 LG가 유리했다. 종료 41초전 커스버트 빅터가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고, 종료 35초전 트로이 길렌워터가 덩크슛을 넣었다. 남은 시간 LG가 수비만 잘하며 버텨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그런데 믿기 어려운 일이 발생했다. 종료 18초전 전준범이 시간에 쫓겨 던진 3점슛이 꽂혔다. 행운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 LG의 공격이었다. 모비스의 압박에 당황한 신인가드 정성우는 종료 15초전 인바운드 패스에서 실수를 범했다. 스틸에 성공한 함지훈은 파울까지 얻어내 자유투로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LG가 크게 이기던 경기를 뒤집힌 경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1일 오리온전에서 LG는 무려 21점을 앞서던 경기를 70-74로 내줬다. 모든 것이 LG에게 유리했다. 2쿼터 종료 6분 51초를 남기고 김동욱은 별 것 아닌 판정에 지나치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오리온이 순식간에 테크니컬 3개를 받으면서 LG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LG는 3쿼터 종료 8분 54초를 남기고 47-26, 21점을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LG가 리드를 뺏기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문태종은 친정팀을 상대로 연거푸 3점슛을 퍼부었다. 조 잭슨과 전정규까지 추격에 가세했다. 4쿼터 종료 4분 33초를 남기고 문태종은 62-62를 만드는 동점 3점슛을 꽂았다. 이후 LG는 길렌워터와 유병훈이 결정적인 턴오버를 범하며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대역전승을 이끌어낸 오리온과 모비스는 프로농구 1,2위 팀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중력과 끈기는 왜 이들의 성적이 좋은지 잘 말해준다. 양동근, 문태종 등 위기 때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무엇보다 승부처에서 쓸데없는 파울이나 실책이 없다. 공을 안정적으로 운반하고 배급해줄 가드들도 많다. LG와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올 시즌 LG는 4쿼터에만 평균 2.8개의 실책을 범해 전자랜드(3.3개)와 kt(2.9개)에 이어 3위다. 4쿼터에 실책이 많은 팀들은 대체로 성적도 좋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반면 오리온은 4쿼터 실책 2.0개로 가장 적다. 모비스도 2.5개로 8위다.
유난히 빡빡한 경기일정도 LG의 발목을 잡고 있다. LG는 지난 21일 홈에서 오리온에게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뒤 22일 전주로 이동해 KCC에게 73-83으로 졌다.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날 틈이 없다. LG는 이틀 뒤 24일 울산에서 모비스에게 또 역전패를 당했다. 4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어처구니없는 일정의 희생양이다. 백투백 연속경기가 홈경기도 아니었다.  
 
교체선수로 데려온 조쉬 달라드는 뒤늦게 무릎부상이 드러나 결장하고 있다. LG는 최근 3경기서 길렌워터 한 명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그 결과 길렌워터에게 과부하가 걸려 오리온과 모비스에게 역전패를 당했다. 길렌워터는 최근 3경기서 평균 35분 28초를 뛰며 26점, 9.3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개인기록은 좋지만 짜증도 잦아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길렌워터는 평균 3.7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3점슛 성공률은 10%에 그친다. 혼자 모든 걸 다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그를 짓누르고 있다.
LG는 반드시 잡았어야 할 경기를 두 번이나 놓쳤다. LG가 상위권을 잡아주지 못하면서 오리온과 모비스는 더 성적이 올라갔다. 지금처럼 위기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LG는 일찌감치 한 해 농사를 망칠 것으로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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