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목표로 했던 클래식 승격은 좌절됐다. 하지만 프로축구계에 새바람을 몰고 온 서울 이랜드 FC의 창단 첫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서울 이랜드 FC는 25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준플레이오프서 수원 FC와 3-3으로 비겼다. 연장전과 승부차기 없는 준플레이오프서 무승부가 발생하면 정규리그 상위팀이 플레이오프에 간다. 3위 수원이 4위 서울 이랜드를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 오는 28일 2위 대구FC와 맞붙게 됐다.
서울 이랜드의 클래식 승격은 좌절됐다. 하지만 축구계에 던진 여러 메시지는 긍정적이었다. 수도 서울에 또 다른 프로축구팀이 창단했다는 것 자체가 축구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서울 이랜드는 선수모집과 감독선임부터 파격이었다. 신생팀 서울 이랜드는 외국인 감독 마틴 레니를 선임했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먼 미래를 보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 결과 공개선수모집 이벤트였던 ‘디 오퍼’(the offer)를 통해 최유상 등 숨겨진 보석을 발굴했다. 미드필더였던 주민규는 공격수로 변신해 23골을 터트리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서울 이랜드는 베테랑 선수들 보강에 적극적인 투자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국가대표출신 김영광, 조원희에 김재성을 차례로 영입해 선수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랜드는 창단과 동시에 챌린지에서 2위까지 올라가는 등 경기력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는다는 화끈한 공격축구도 팬들의 구미를 당겼다. 하지만 후반기 막판 뒷심이 떨어져 4위로 밀렸고, 결국 클래식 승격의 꿈을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서울 이랜드는 국내 스포츠마케팅에서도 새바람을 몰고 왔다. 유니폼부터 범상치 않았다. 서울 이랜드는 표범무늬 유니폼 ‘와일드 레울’을 선보였다. 선수이름도 영문으로 넣었다. 처음 팬들 사이서 ‘멋있다’ ‘너무 과하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게 엇갈렸다. 팬들과의 스킨십도 강조했다. 서울 이랜드는 프로축구에서 이례적으로 팬들을 초대해 공개연습을 갖기도 했다.
오래된 잠실종합운동장에 가변좌석을 설치한 ‘레울파크’를 개장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구단 측은 관중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사하기 위해 가변좌석을 뜯었다 새로 설치하는 비용과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서울 이랜드는 창단 첫 해 꽤 많은 팬들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었다. 창단 때부터 클래식 승격을 고려한 서울 이랜드였다. 하지만 서울 이랜드는 올 시즌에는 화끈한 공격에 비해 불안한 수비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를 마친 마틴 레니 감독은 “우리가 골을 잘 넣었지만, 수비는 더 잘해야 한다. 우리 수비가 나아진다면 여전히 우승을 노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수비보강을 시사했다.

끝으로 레니는 “처음 팀을 만들고 시즌 첫 포스트시즌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팀을 만들어 이끌어가기가 매우 어려웠다. 승격이라는 시즌 초반의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그렇지만 팬들이 우리 팀을 사랑해주고 지켜봐준다면 다음에 승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팬들을 위해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다음 시즌에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지속적인 성원을 당부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