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판 마련’ 문광은, 이제는 롱런 꿈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26 13: 01

“잘 모르겠어요. 그걸 찾으려고 여기에 왔어요”
문광은(28, SK)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올해 후반기 아쉬운 점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솔직히 자신도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문제점이 복잡할 수도 있고, 혹은 가까이 있는 데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남들과는 다르게 캠프에 자원해 가고시마까지 날아왔다. 머릿속으로 고민을 하기보다는 몸을 움직여 대안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그런 문광은이 이제 서서히 그 해답을 찾아가고 있다. 더불어 2016년 청사진도 서서히 그려지고 있다.
문광은은 올 시즌 SK 마운드의 발견 중 하나였다. 군에서 제대한 뒤 2014년 예열을 거친 문광은은 2015년 SK의 핵심 불펜 요원으로 활약하며 전반기 팀을 지탱한 일등공신이었다. 전반기 41경기에 나가 42⅓이닝을 던지며 1승3패1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정우람 윤길현과 함께 팀 필승조를 이루며 분투했다. 그러나 후반기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부진에 빠지며 12경기 출장에 그쳤다. 2군에 내려가 있었던 시기도 있었다.

2015년 성과에 대해 크게 낙담하지는 않는 문광은이다. 문광은은 “그래도 만족한다. 경력의 그래프가 떨어지지만 않으면 된다. 내 공을 던지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쉬운 점은 있겠지만 팀 내 입지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는 있는 시즌이라는 것이다. 실제 프로 데뷔 후 2014년까지 25경기 출장에 그쳤던 문광은은 올 한 해에만 그 배가 넘는 53경기에 나갔다.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알린, 어찌 보면 야구 인생의 전환기였다.
그런 2015년을 발판을 삼아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문광은이다. 그러려면 후반기에 보여줬던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 문광은도 가고시마 캠프에서 그 문제점을 찾고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문광은은 “일단 아프지 않고 시즌을 보낸 것이 프로 와서 처음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후반기에 힘이 떨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라면서 “아무래도 멋모르고 던진 것이 운이 좋게 통했다가 전력분석을 당하면서 후반기에 부진했던 것 같다. 그 분석을 이겨낼 만한 새로운 무기가 필요하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이제 1년을 했을 뿐이다. 쉴 때가 아니다”라며 의욕적으로 캠프 일정을 소화한 문광은은 체력적인 부분에서의 보완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이번 캠프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145㎞ 이상의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를 자랑하는 문광은은 슬라이더와 포크볼 외에 이번 캠프에서는 체인지업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최근 계속 연습을 해왔지만 손에 잘 익지 않았던 구종이다. 문광은은 “체인지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라며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어차피 야구는 계속되는 만큼 당장 던지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꼭 장착하겠다는 의지다.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2015년 경험은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문광은도 이에 대해 고개를 끄덕인다. 문광은은 “지금까지는 느껴보지도 못했지만 올해 한 번 해봤으니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력이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것보다는 꾸준하게 이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내 야구인생의 목표다. 등번호처럼 41살까지 야구를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 해 반짝으로 그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문광은은 현재 선발 요원으로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 정도의 의욕을 보이고 있다. 적어도 2015년을 통해 깜깜한 밤은 탈출한 문광은이었다. 잠깐 느꼈던 한 줄기 빛을 계속 따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kullboy@osen.co.kr
[사진] 가고시마(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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