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발 돌풍' SK 마운드 더 강해진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1.26 15: 36

SK 마운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꿈꾸고 있다. 가고시마 특별캠프에서 신진급 선수들의 뚜렷한 성장세를 확인한 SK가 내년은 물론 그 후의 투수진 설계도에도 큰 획을 그었다.
1일부터 일본 가고시마 사쓰마센다이시에서 특별캠프를 연 SK는 이번 캠프를 통해 선수단 전원의 기량을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선수들은 “이런 지독한 훈련은 처음인 것 같다”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뚜렷하게 나아지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위안을 삼고 있다. “지금 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12월에도 더 열심히 훈련을 해야겠다”라는 말이 곳곳에서 나온다.
야수진 성장세가 큰 주목을 받았지만 마운드 또한 유심히 지켜봐야 할 선수들이 많았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자체 진단이다. 김원형 SK 투수코치는 “모든 선수들이 재밌었다”라는 말로 성장세에 대한 즐거움을 드러냈다. 김용희 SK 감독 또한 “야수는 물론 투수들도 대체적으로 기량이 다 올라왔다”라면서 “마운드에서 기대할 만한 자원들이 있다”라고 관심을 드러냈다.

SK는 올해 4.71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리그 4위에 올랐다. 한동안 무너졌던 마운드 재건의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의 거취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들을 묶는다면 양질 측면에서 내년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부상을 당해 장기간 빠져 있었던 선수들이 올해 모두 돌아왔고 최근 드래프트 지명권을 투수 쪽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이 서서히 성과를 낼 때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SK는 마운드가 더 두꺼워질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가고시마를 떠난다. 기존 1군 선수들 외에도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되는 정영일 문승원 김주한 등이 이번 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영일은 교육리그부터 이어온 상승세를 그대로 보여주며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 외 조한욱 봉민호 박세웅 유상화 등 올해 신인 선수들의 성장세도 뚜렷했다. 체격이 더 좋아지면서 점차 힘 있는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김원형 코치는 “이번 캠프의 목적은 체력 향상은 물론, 시즌 때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가는 것이었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실점을 최소화해야 좋은 투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퀵피치와 슬라이드 스텝을 중점으로 연습했다.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다”라면서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계속해서 주입시킨 결과 선수들의 의식도 많이 변한 것 같다”고 캠프 성과를 총평했다.
이어 김 코치는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다 좋아진 것 같다. 기존 선수들도 변화구 구사 능력 등 적잖은 것을 보완하고 돌아간다”라면서 “어린 선수 중에서는 내년에 즉시 1군에서 전력화될 선수가 한 명 정도 보인다. 나머지 선수들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경험이 쌓이면 앞으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SK는 내년 전력에서 선발 로테이션의 뒷자리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희상이 팔꿈치 통증에서 재활 중이기 때문이다. 언제쯤 정상적으로 돌아올지는 알 수 없다. 여기에 박종훈도 ‘2년차 징크스’는 고려해야 한다. 보수적으로 잡았을 때 두 명의 선발투수가 예비로 더 필요하다. FA 거취 여부에 따라 불펜진도 더 두껍게 할 필요가 있다.
당장 김 감독은 이번 가고시마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에 선발 경쟁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선수들도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문광은은 선발로 기회가 올 때를 대비해 이번 캠프에서 투구수를 많이 늘렸다. 정영일도 100~150개 정도는 소화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맞춰가고 있다. 여기에 박민호 조한욱 문승원 등도 잠재적인 선발 후보군으로 뽑힌다. 이들이 성장한다면 SK는 몇몇 악재에도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갖추게 된다. 이들이 내년 SK 마운드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가고시마(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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