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위대한 유산' 권현상, '금수저 논란' 조혜정과 왜 다를까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1.27 11: 00

일명 ‘금수저’ 논란의 핵심은 스타 부모의 자녀가 얼마만큼의 역량이 있느냐다. 자녀가 연기자가 될 재목이 아니거나 능력이 다소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스타 부모의 도움을 받아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해 연기를 하고 있다면 분명 ‘금수저’가 맞고, 이로 인해 대중들에게 따끔한 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게 된다. 반대로 스타 부모의 자녀가 자신의 노력과 재능만으로 인정을 받는다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권현상이 앞서 논란의 중심에 선 조혜정과는 상반된 반응을 얻는 건 다 이 때문이다.
권현상은 지난 26일 정규 첫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위대한 유산’에 아버지 임권택 감독과 함께 출연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임권택과 권현상이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방송에서도 공개됐듯 권현상은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이름까지 바꾸고 배우 활동을 하고 있다.
과거 임권택은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아들에게 “내가 영화감독이지만 널 도와줄 방법이 없다”고 했다는 사실과 함께 아들 역시 “아버지 도움 받을 생각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권현상은 “아버지가 자랑스러우면서도 항상 누군가의 아들로 불리는 것이 싫었다”며 “지금까지 같이 실린 기사조차 없었다. 그만큼 조심하고 피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랬던 그가 아버지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는 최근 임권택의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모든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자 했던 것. 이는 임권택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촬영을 하는 내내 담백한 일상을 보여줬고, 이에 시청자들은 호평과 함께 임권택 권현상 부자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금수저 논란’은 이들 부자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권현상이 지금까지 보여줬던 탄탄한 연기력과 진정성 때문이다.  아버지의 후광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에 이름까지 바꿨던 권현상은 뒤늦게 임권택의 아들임이 밝혀지기 전까지 이를 꼭꼭 숨겨왔다. 긴 무명의 세월 동안 속앓이가 컸을 법한데도, 그는 오히려 자신의 연기력을 갈고 닦는 데에만 매진했다. 노력과 탄탄한 연기력에 비해 아직까지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가 보여준 진심은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얼마 전까지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재현의 딸 조혜정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조혜정은 최근 종영된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 아빠이자 배우인 조재현과 함께 출연해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렸다. 물론 초반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배우가 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기특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예능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조재현과 함께 하는 모습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점차 ‘금수저’라는 꼬리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유승호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MBC에브리원 드라마 ‘상상고양이’에 캐스팅이 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게 커져 버렸다. 물론 이 때만 해도 조혜정이 드라마 속에서 연기만 잘 한다면 이 같은 논란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상당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상상고양이’ 속 조혜정은 기대에 못 미치는 연기력을 보여줬고, 또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결국 배우는 연기로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는 것을 권현상과 조혜정이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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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대한 유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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