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2차 드래프트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양 감독은 40인 보호명단 작성을 마무리한 후 OSEN과 전화통화에서 “힘들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팀의 미래를 열고 LG를 빨리 강팀 대열에 올리기 위해선 피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 감독은 “외야진 개편이 가장 시급하다고 봤다. 이미 늦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오랫동안 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새 얼굴이 나와야만 한다”며 “고참 선수에게 한 자리를 맡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새로운 선수가 올라설 기회도 줄어든다. 매 경기 네 타석을 소화하는 것과, 한 두 타석만 들어서고 마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양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LG 프런트는 지난 주말 40인 보호명단 작성을 마쳤다. 양 감독은 올 시즌 후반기부터 코치들과 2차 드래프트에 대비, 40인 보호명단에 대해 의견을 나누곤 했다. 화두는 역시 이진영. LG는 일 년 동안 이진영의 트레이드를 추진했으나,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타 팀으로부터 원하는 카드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진영의 40인 보호명단 포함을 두고 회의 때마다가 갑론을박이 펼쳐지곤 했다.
LG 구단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던 문제였다. 무엇보다 이진영이 2016시즌 다른 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양상문 감독이 큰 결단을 내린 듯싶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2004시즌과 2005시즌 롯데 사령탑에 올라 리빌딩을 주도했다. 당시 팀의 프랜차이즈 선수였던 박정태를 전력에서 제외, 고참 선수들 대신 어린 선수들을 파격적으로 기용했다. 그 결과 이대호 강민호 장원준 박기혁 등이 롯데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이후 이 선수들은 국가대표로 성장했고, 롯데는 2008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양 감독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양 감독은 2015시즌 적극적으로 어린선수들을 라인업에 넣었다. 짧은 시기이긴 했으나, 서상우와 안익훈이 각각 타율 3할4푼 3할3푼9리를 기록, 정규시즌 막바지 타선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스프링캠프부터 미래의 주전포수로 낙점한 유강남은 126경기를 소화, 1군 무대에 정착했다. 2년차 양석환 또한 125경기 출장시켰고, 불펜진에는 이승현 김지용 최동환이 뉴페이스가 됐다.
물론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양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의도했던 대로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면, LG는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할 것이다. 그러나 LG는 수년 동안 선수육성에 고전해왔고, 최근에는 외부 FA 영입에도 소극적인 상황이다. 2000년대 초반 김재현 이상훈 유지현을 잃었던 모습이 반복될 경우, 다시 긴 암흑기와 마주할 수 있다. 구단이 역량을 키워야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