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허다. 최선을 다하겠지만 우리도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SK가 27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육성’이라는 최근 팀의 기조를 뚜렷하게 확인했다. 그러나 정작 팬들의 관심이 더 큰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아직도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다. 가장 많은 집토끼를 배출한 SK가 아직도 한 선수에게도 도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의 말대로 ‘예측 불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2차 드래프트 기조가 FA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는다.
SK는 27일 열린 2015 KBO 2차 드래프트에서 3명의 유망주를 지명했다. 1라운드에서 삼성 출신 내야수 최정용(19), 2라운드에 한화 출신 투수 김정민(23), 3라운드에서 두산 출신 포수 박종욱(19)을 뽑았다. 세 선수는 모두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로 아직까지 1군 경험은 없다. 그러나 SK는 세 선수의 잠재력에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1라운드에서 뽑힌 최정용은 향후 팀 내야의 기둥 중 하나로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그런데 다소간 의외라는 평가도 있다. SK는 이번 FA 시장에서 총 6명의 선수와 우선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 시즌만 놓고 보면 팀 역사상 최다 인원이다. 문제는 이 협상 테이블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몇몇 선수들에게는 대략적인 액수도 전달했지만 뚜렷한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 27일 오후 5시까지 계약서에 사인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SK는 28일에도 계속된 협상으로 차이점을 줄여보기 위해 애쓴다는 계획이지만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전원 잔류는 이미 물 건너갔다”라는 내부 분위기가 읽힌다.
때문에 2차 드래프트에서 즉시 전력감을 1~2명 뽑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SK는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갓 프로에 입성한 선수 3명을 뽑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구단의 최근 방점이 어디까지나 ‘육성’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SK는 1일부터 27일까지 열린 가고시마 특별캠프에도 유망주들을 대거 파견해 1군 선수들과의 경쟁을 꾀하고 있다. 외부 FA 영입은 없을 것이라는 점은 이미 공언됐다.
지난해 큰 지출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적잖은 예산을 당겨 온 SK지만 그럼에도 한 선수와도 시원스레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이에 SK가 FA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발을 떼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SK는 협상 시작 전부터 ‘합리적인 베팅’을 강조했었다. 선수들로서는 섭섭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SK도 엄청난 예산을 들이는 만큼 할 만큼은 한다는 항변이다. "협상의 여지는 있지만 적정선을 넘어서는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라는 게 기본적인 방침이다. 평행선이 꽤 길어지는 이유다.
“이번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모든 팀들에서 B급 FA 선수들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A급 선수야 큰 영향이 없겠지만 애매한 선수들이 유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SK의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협상 성과를 예상하기는 어렵다. 마지막까지 가봐야 할 것 같다”라고 점쳤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