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많은 프리에이전트(FA) 인원을 배출한 SK가 결과적으로 집토끼 단속에 애를 먹었다. 팀 주축 선수들을 줄줄이 잃을 위기에 처했다.
SK는 28일 오후까지 끈질긴 협상을 이어갔으나 소속 선수 6명(정우람 윤길현 박정권 정상호 채병룡 박재상)과의 협상에서 상당수 사인을 받지 못했다. 이 중 박정권과는 4년 30억 원, 채병룡과는 3년 총액 10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SK는 24일 이번 FA 시장 불펜 최대어인 정우람을 시작으로 27일까지 모든 선수들과 1~2차례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고 28일 오후부터 선수들과 순차적으로 최종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구단 제시액에 응한 선수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 긴장된 시간이 이어졌다. 몇몇 선수는 28일에도 두 차례 이상 테이블을 펼쳐 마지막까지 의견 조율에 나섰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박정권 채병룡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시장에 나가는 것을 선택했다.

박정권과는 4년 총액 30억원(계약금 14억원, 연봉 4억원)의 조건에, 채병룡과는 3년(2+1년) 총액 10.5억원(계약금 2.5억원, 연봉 16,17년 2.5억, 18년 3억)의 조건에 계약을 맺었다.
박정권은 2004년(2000년 2차 9라운드) SK에 데뷔하여 10시즌 동안 통산 타율 2할7푼6리, 928안타, 558타점, 506득점, 141홈런을 기록하였고 특히, 2010년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며 팬들에게 ‘가을 사나이’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1년 SK에 입단한 채병용은 11시즌 동안 307경기에 등판해 70승 65패 18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 중에 있다.
계약을 마친 박정권은 “SK에서 프로 데뷔를 한 만큼 SK에서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열망이 강했는데, 그게 이루어져 기쁘다”, 채병용은 “15년 동안 SK에서 선수 생활을 한 만큼, 내 가슴에는 항상 SK가 새겨져 있다고 느낀다. 앞으로도 SK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설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정우람 선수와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SK구단은 정우람 선수가 팀 불펜의 상징적인 존재라는 점을 감안하여 잔류시키기 위해 불펜투수로서는 역대 최고 금액을 제시하였으나, 정우람 선수 본인이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겠다는 뜻을 밝혀 구단도 선수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밖에 박재상, 윤길현, 정상호 선수 역시 본인의 가치를 알아보기 위해 시장에 나가겠다는 의사를 보임에 따라 구단도 선수의 의중을 존중하기로 했다.
특히 불펜 최대어인 정우람을 놓친 것은 뼈아플 수 있다. 24일 첫 만남에서 구단 제시액을 들은 정우람은 28일 마지막 협상에서도 두 차례 테이블을 차렸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