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투타에서 전반적인 재정비에 나서야 할 상황을 맞았다.
넥센은 FA 원소속팀 우선협상 마감 기한인 28일까지 우완 투수 손승락과 외야수 유한준과 계약하지 못했다. 두 선수의 시장 상품성을 볼 때 잔류 가능성은 높지 않다. 넥센은 외야수 이택근과 우완 사이드암 마정길을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팀의 마무리 투수와 중심 타선 한 명을 놓쳤다.
FA 뿐만 아니라 넥센은 4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좌완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이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와의 계약을 위해 한국을 떠났다. 4번타자 박병호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그 독접교섭권을 가진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협상 및 메디컬 체크를 위해 29일 미국으로 떠난다.

2012년 이택근을 4년 50억원에 데려오며 겨울 스토브리그을 달궜던 넥센은 이후 외국인 영입을 빼고는 한산한 겨울을 보냈지만 올해는 다르다. 넥센은 순식간에 1선발과 마무리, 중심타선을 동시에 잃어버리며 전력이 텅 비고 말았다. 더군다나 외부 영입 계획도 없다.
그러나 2016시즌을 맞이해야 하는 만큼 넋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넥센 관계자는 밴 헤켄과 '이별'한 뒤 "밴 헤켄도 잘 던져줬지만 그만큼 좋은 투수를 구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일단 선발진이 약한 넥센은 좋은 1선발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다. 마무리 등 불펜 정비도 필요하다.
중심 타선과 외야 경쟁에도 교체와 경쟁의 불씨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26일 1루 수비와 외야 수비가 동시에 가능한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을 영입하며 박병호와 유한준의 빈 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자원을 구했다. 파워를 갖춘 타자라 중심 타선에서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래를 위해서도 장기적으로 토종 유망주들의 잠재력이 터져야 한다. 27일 박헌도가 2차 드래프트로 떠날 당시 넥센 관계자는 "헌도도 정말 좋은 전력이지만 임병욱, 허정협, 강지광 등 어린 외야 경쟁자들이 많아 보호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1군에서 제대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넥센 외야에도 희망이 있다.
넥센은 2차 드래프트에서 모두 90년대생만 3명을 지명했다. 그 중 우완 언더 양현은 상무 입대 예정이다. 넥센은 이번에 대대적인 베테랑의 유출과 유망주들의 영입으로 전력의 대대적인 세대 교체를 예고한 셈이다.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팀의 방향성 하나는 철저한 넥센이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