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는 김상현(35)과 원 소속구단 우선 협상 기간 마지막 날 계약에 성공했다. 외부 FA 시장으로 나가는 듯 했지만 결국 양 측은 합의점을 찾았다. 올 시즌 보여줬던 김상현과 kt 구단의 궁합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었다.
kt는 28일 “김상현 선수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기간 4년(3+1년), 계약금 8억 등 총액 최대 17억원이다”라고 밝혔다. 김진훈 kt 단장은 협상 전 “우리에게 필요한 전력이다”라면서 “선수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큰 차이 없이 조율을 마쳤다.
김상현이 신생팀 kt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서였다. 김상현은 2014시즌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고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3리 5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2013시즌 113경기 출전 이후 다시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가 필요했던 kt는 특별지명에서 김상현을 지명했다. 김상현 역시 신생팀으로 팀을 옮기면서 다시 기회를 잡은 것.

게다가 김상현은 지난 2009~2011시즌(KIA 타이거즈) 조범현 감독 밑에서 뛴 경험이 있었다. 특히 2009시즌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 KIA로 복귀, 타율 3할1푼5리 36홈런 127타점으로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조 감독과 함께 했던 KIA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다. 이후 부상과 부진을 거듭하며 하락세를 탔으나 조 감독은 다시 한 번 제자 김상현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김상현은 올 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 27홈런 88타점 71득점을 기록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시즌 중반 질책성으로 엔트리서 제외되기도 했지만, 복귀 후 더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에 부응했다. 그 결과 앤디 마르테, 박경수, 이대형 등과 함께 규정 타석을 채웠으며 주로 4번 타자로 출전해 거포 갈증을 해소했다.
홈구장인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도 좋은 기억이 있었다. 김상현은 정규시즌 타율이 3할을 밑돌지만 수원에선 타율 3할2푼8리를 기록했다. 또한 17홈런 50타점으로 수원구장에서 가장 강한 모습. 김상현 역시 FA 계약 체결 이후 “홈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해 만족스러웠다. 웬만하면 팀에 남고 싶었다”라며 kt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kt도 27홈런을 친 김상현을 쉽게 놓칠 수 없었다. 게다가 올 시즌 88타점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올렸던 선수였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거포 기대주 남태혁을 영입했지만 아직 확실한 카드라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 결국 kt와 김상현 모두 필요한 부분을 채웠다. 아울러 김상현은 kt에 잔류하면서 타 구단에서 뛰었을 경우보다 더 많은 출장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