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돌아온 야생마, 투수 육성 박차 가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11.29 13: 24

모두 바랐지만,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던 일이었다. LG 트윈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슈퍼스타 이상훈(44)이 코치로서 약 12년 만에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다. 
LG 구단은 지난 28일 “현재 구단은 이상훈 코치 영입을 진행 중이며 구두상으로 합의하고 계약서 사인을 앞둔 상황이다. 계약서 체결 완료시 이상훈 코치 영입을 공식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LG 팬들에게는 꿈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LG의 최전성기였던 9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이상훈’이란 세 글자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만큼 이 코치는 역대 LG 투수 중 가장 강렬했다. 1995시즌 20승, 1997시즌에는 37세이브를 기록,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 모두에서 정점을 찍었다. 특히 이 코치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와 강한 승부욕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지난해 겨울, 이 코치가 두산 유니폼을 입자 수많은 LG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이 코치가 KBO리그에 돌아온 만큼, 언젠가는 LG 유니폼을 입을 것이란 희망도 품을 수 있었다. 이 코치는 올 시즌 두산 2군 투수들의 멘토가 됐고, 함덕주 이현호 허준혁 진야곱 등의 성장을 이끌었다. 두산 투수진에 공백이 생갈 때마다 이 코치의 지도를 받은 투수들이 1군에 올라와 활약했다. 
LG 구단은 이 부분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후 아무도 모르게 움직였다. LG 구단 관계자는 “백순길 단장님께서 직접 이상훈 코치와 일대일로 만나 영입을 추진하셨다. 극비리 움직이며 공을 들이셨고,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LG 합류 후 투수 유망주 육성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양상문 감독은 “현재 2군 투수들을 봐줄 코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코치가 2군에서 투수 육성에 큰 힘을 보태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2군 투수 육성이 아주 중요한 상황인 만큼, 이 코치가 자신의 경험을 잘 발휘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며 이 코치의 역할을 예고했다. 
LG 그룹은 지난해 여름, 토지매입비 포함 12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이천에 최신·최고 육성시설을 설립했다. LG가 꾸준한 강팀이 되기 위한 기반을 다졌는데, 아직 육성 시스템까지는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2015시즌을 앞두고 투수총괄코치직을 마련, 유망주 투수들의 성장을 꾀했으나 뚜렷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현재 LG는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안익훈 문선재 이천웅 채은성 등을 외야진의 새 얼굴로 키우고 있고, 내야진 역시 서상우와 정주현이 2016시즌 주전자리를 향한 도전장을 던졌다. 올 시즌 주전 포수로 올라선 유강남과 베테랑 정상호가 미래와 현재를 책임진다. 이들의 뒤에는 최경철과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윤여운이 자리할 수 있다.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불펜진의 핵인 마무리투수 자리를 놓고 정찬헌과 임정우가 경쟁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승현 최동환 김지용 등이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서려고 한다. 
이상훈 코치의 역할을 이 다음 세대 투수들을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올해 상위라운드에 지명된 신인 김대현 유재유를 비롯해 이준형 유경국 배민관 정다흰 등이 1군무대로 올라가는 데 전력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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