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정상급 불펜 요원으로 뽑히는 윤길현(33)이 새 둥지를 찾았다. 윤길현은 정들었던 SK 팬들에게 마지막 감사의 인사를 남김과 동시에 롯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롯데는 29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윤길현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금 18억 원, 연봉 5억 원 등 4년 총액 38억 원의 계약이다. 윤길현은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FA 선수 우선협상기간 중 SK와도 협상에 임했으나 끝내 결렬된 채 시장에 나왔고 하루 만에 새 소속팀을 찾았다.
윤길현은 2002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1군 495경기에서 34승27패28세이브78홀드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특히 부상 여파에서 벗어난 올해는 데뷔 후 가장 많은 축에 속하는 70경기에 나가 13세이브와 17홀드, 그리고 평균자책점 3.16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간 중간 계투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시즌 초에는 마무리로 활약했고 이후 중간으로 돌아와 SK 불펜의 핵심 요원으로 활약했다.

롯데와의 계약이 끝난 뒤 윤길현은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그간 계약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주위의 연락도 끊고 살았다”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이야기했다. 윤길현은 이어 “조원우 롯데 감독님이 SK의 코치로 계실 때 좋은 인상을 많이 받았다. 언젠가는 ‘밑에서 한 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다. 그런데 마침 롯데 감독으로 가셨고, 이렇게 찾아주셔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길현은 “현재 몸 상태는 아주 좋다. 아무 문제가 없다”라면서 “가서 투수 형들과 힘을 합쳐 팀 마운드가 더 잘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라고 새 팀으로 향하는 각오를 다졌다.
한편으로는 그간 정들었던 SK 팬들에게도 작별 인사를 고했다. 윤길현은 계약에 대한 관련 이야기보다는 가장 먼저 “SK를 떠나는 결정이 쉽지 않았다. 나를 이렇게 키워주신 사장님, 단장님, 감독님, 그리고 구단 관계자들분들게 모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 소속팀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이어 “응원해주신 모든 팬분들을 가슴 깊이 간직하겠다. 가서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며 마지막까지 착잡한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