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헌 감독, 6연승에도 "죄송합니다" 사과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1.30 06: 09

"어필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삼성화재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이젠 완전히 궤도에 올라섰다. 최근 6연승을 질주하며 3위로 도약했다. 지난 29일 1위 OK저축은행과 대전 경기에서 풀세트 승리를 거두며 승점을 3점차로 좁혔다. 선두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한 의미 있는 승리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삼성화재 임도헌(43) 감독은 멋쩍은 웃음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3세트 경기 도중 일어난 상황 때문이었다. 평소 임도헌 감독답지 않게 아주 격렬하게 판정 상황을 어필했고, 옐로우카드까지 받았기 때문이었다. 

삼성화재가 9-13으로 뒤진 3세트, 괴르기 그로저가 스파이크를 날렸다. 블로킹을 뜬 OK저축은행 김정훈의 왼손에 맞았다는 판정이 내려졌고, 이에 OK저축은행 측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 결과 블로킹 터치아웃이 오심으로 인정, 판정이 번복되며 삼성이 1점을 잃었다. 
그러자 임도헌 감독이 상의를 벗어던지고 목소리를 높이며 크게 항의했다. 이미 비디오 판독으로 번복된 판정이라 또 바뀔 수 없었다. 심판진이 경기 지연을 이유로 옐로우카드를 꺼내 임 감독에게 경고를 알렸다. 약 4분이 넘는 시간 동안 강력하게 어필한 임 감독도 흥분을 가라앉히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경기 후 임 감독은 어필 이유에 대해 "OK저축은행 김정훈 선수가 맞았다고 손을 들었다. 화면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선수가 터치아웃이라고 시인한 것은 거의 사실이다. 그런데 그것을 두고 비디오 판독 신청을 받아들인 게 잘못됐다. 애초에 판독 불가라고 했어야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임 감독은 "터치 여부는 선수가 가장 잘 안다. 심판들도 본 그대로 판정하겠지만 운영의 묘를 살려줬으면 좋지 않겠나 싶었다. 선수가 터치를 시인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항의하지 않았을 것이다"며서 "OK저축은행전은 1점으로 흐름이 바뀐다. 그 상황이 아니었다면 잡을 수 있는 세트였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거친 항의가 임 감독도 쑥스러웠던 모양이다. 임 감독은 "상의를 벗고 어필한 건 죄송하다. 옐로우카드를 받았지만 욕은 하지 않았다"고 웃은 뒤 "어필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라고 다시 한 번 정중하게 사과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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