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황새와 독수리, 작별의 순간 재회를 떠올리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11.30 05: 50

'영원한 라이벌' 황선홍(47)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최용수(42) FC서울 감독이 작별의 순간 재회를 떠올렸다.
포항은 지난 29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라이벌 서울과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전(38라운드)서 후반 추가시간 강상우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포항은 3위(승점 66)로 시즌을 마감하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을 획득했다.
포항의 레전드 황선홍 감독은 서울전을 끝으로 스틸야드와 작별을 고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었다. 하지만 극적인 승리로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공교롭게도 선의의 경쟁자이자 지독한 라이벌인 '황새'와 '독수리'의 기약 없는 한판 승부로 펼쳐졌다. 

최 감독은 경기 전 "포항과 중요한 경기에서는 우리가 대부분 이겼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조금 밀린다. 황 감독과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른다. 더 무섭게 변해서 나타날 것이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며 날을 세웠다. 경기에 패한 뒤에는 "지난 5년간 나와 서울의 라이벌로서 사연이 많았던 황 감독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헤어짐이 아닌 또 다른 만남을 위한 운명이다"고 진심으로 재회를 기원했다.
황 감독도 "최 감독은 한국 축구계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감독이다. 배울 점도 상당히 많다. 어떤 상황이든 틀림없이 다시 만날 것이다. 앞으로도 선의의 경쟁, 라이벌 관계로서 서로 발전되는 관계가 될 것이다"고 화답했다.
황선홍 감독과 최용수 감독은 현역 시절엔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지휘봉을 잡고는 맞닥뜨릴 때마다 명승부를 연출하곤 했다. 
이제 둘의 승부는 잠시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또 다른 내일의 시작이다. 당장 내달 1일부터 파주NFC에서 열리는 P급 지도자 강습회에 나란히 참가해 역량을 쌓는다. 두 주인공이 작별의 순간 재회를 떠올린 부분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황 감독은 "난 카리스마가 있고 승부사 기질이 뛰어난 감독은 아닌 것 같다. 좋은 축구하는 좋은 감독이 되고 싶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훗날을 기약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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