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투수 임창용이 마카오 불법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불똥이 갑자기 미국진출과 일본잔류를 놓고 고민에 빠진 한신 소방수 오승환(33)에게로 튀고 있다. 한신이 이미 자체조사를 했고 오승환의 관련설에 대해 사실이라면 잔류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지난 29일 '스포츠호치'는 한신이 지난 11월 한국에서 도박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오승환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당시 한신 구단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해 잔류교섭을 하면서 도박에 관련된 내용도 물었는데 "그때는 문제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일본언론들이 오승환의 관련설을 갑자기 제기한 이유는 최근 한국의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 때문이었다. 임창용이 도박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직후 해외에서 활약하는 거물급 투수도 관련 있다고 보도하면서 임창용이 오승환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보낸 것이다.

이 보도는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파장을 낳았다. 인기구단 한신의 수호신이자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 타이틀을 따낸 투수와 관련되었으니 관심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의 한 매체가 기사를 인용 보도했고 덩달아 일본 스포츠전문지들도 한신측의 입장과 대응에 대한 취재를 시작했다. '스포츠호치'는 한국 언론에서 이런 보도가 있었다면서 두 사람은 지난 해 괌에서 합동훈련을 했던 사이라고 두 선수의 친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요쓰후시 게이이치로 한신 사장은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보도된 문제의 진실이 무엇인지 모른다. 코멘트 할 게 없다"고 밝혔다. 정확하게 검찰 조사도 진행되고 있지 않고 단순히 매체의 의혹만 나온 것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한신이 오승환의 결백을 확인했지만 사건의 전개 상황에 따라 향후 재조사 필요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오승환은 미국에서 귀국해 한국에 머무르고 있고 한신은 앞으로 끈질긴 잔류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도박 문제가 내년 시즌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한신은 한국 검찰의 수사 향방을 지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신은 갑작스러운 오승환 관련설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단순한 의혹으로 끝나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산케이스포츠'는 30일자 인터넷판 뉴스를 통해 한신의 대응책을 전했다. 한신 구단이 오승환에 관련된 한국 언론의 보도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관련설이 사실이라면 잔류교섭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다카노 에이이치 구단본부장의 말을 게재한 것이다. 이어 오승환과의 협상에 대해 "상대가 있다. (계약이) 정해지면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전해 여전히 오승환을 믿고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