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닝샷을 넣고 환호하는 코비 브라이언트(37, LA 레이커스)의 모습은 없었다. 그래도 브라이언트는 홈팬들의 영웅이었다.
LA 레이커스는 30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벌어진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에게 103-107로 무릎을 꿇었다. 6연패를 당한 LA 레이커스는 2승 14패로 서부컨퍼런스 최하위를 유지했다. 11승 5패의 인디애나는 동부 2위로 뛰어올랐다.
경기를 앞두고 코비 브라이언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브라이언트는 “난 항상 농구를 사랑해왔다. 여전히 내 가슴은 뛰지만 내 몸은 내가 안녕이라고 말해야 할 때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농구를 놔주겠다”며 은퇴를 시사했다.

비장한 각오로 나선 브라이언트였지만 여전히 경기력은 저조했다. 1쿼터를 12-28로 크게 뒤진 레이커스는 시종일관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레이커스는 67-80으로 뒤진 채 4쿼터에 돌입했다. 브라이언트는 3쿼터까지 6득점에 머물렀다. 역전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
레이커스는 4쿼터 닉 영, 디앤젤러 러셀, 조던 클락슨 등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브라이언트는 종료 1분 19초전 6점 차로 추격하는 3점슛을 꽂았다. 브라이언트는 종료 12초전 다시 한 번 3점슛을 꽂았다. 레이커스가 103-104로 역전승을 바라봤다.
관중들이 ‘코비’를 연호하자 브라이언트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숱한 역전승을 펼쳐온 브라이언트이기에 조지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브라이언트는 조지의 등을 두드려줬다. 이후 파울작전에서 조지는 자유투 4구 중 3구를 넣었다. 브라이언트가 종료 6초전 날린 동점 3점슛은 에어볼이 되고 말았다.
비록 패했지만 홈팬들은 브라이언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가 있기에 잠시나마 역전승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던 팬들이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볼 수 없는 장면이기도 하다. 폴 조지는 39점을 올리며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브라이언트는 야투율 20%, 3점슛 28.6%를 기록하며 13점에 그쳤다. 그래도 4쿼터 7점을 몰아치며 경기를 끝까지 달아오르게 했다.
LA에서 뛰는 브라이언트와 마지막 경기를 마친 인디애나 선수들은 그의 등을 두드려줬다. 적어도 홈팬들에게 브라이언트는 승패와 상관없이 영웅이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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