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둔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이 마무리훈련 성과에 대해 밝혔다. 유망주들의 기량을 확인한 것이 수확이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훈련을 소화한 두산 선수단은 지난달 27일 귀국했다. 이들 중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게 된 베테랑 외야수 장민석을 제외하면 모두가 다음 시즌 두산의 1군 및 퓨처스 팀 전력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투수들 중에는 노경은, 진야곱, 허준혁, 이현호 등 1군에서 활약했던 자원들도 있었고, 타자 중에서도 포수 최재훈을 비롯, 오재일, 김재환, 최주환, 정진호 등 1군 엔트리에 올랐던 날이 많은 선수들이 꽤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더 큰 수확은 팀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들을 1군 감독이 직접 지켜본 것이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각각 경찰청, 상무에서 제대한 팀 내 최고 유망주들이다. 김 감독은 "군에서 제대한 2명(김인태, 이우성)은 1군에서 경쟁이 가능하다. 다른 선수들은 몇 년 더 가다듬으면 좋은 선수가 될 자질은 가지고 있다. 눈에 띄는 젊은 선수들이 몇몇 있었다"라며 이번 마무리훈련을 돌아봤다. 김인태는 올해 퓨처스리그 97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 14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82경기에 출전한 이우성은 타율 3할3푼7리, 8홈런 22도루로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김인태는 초반 뜨거웠던 페이스에 비하면 다소 하락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지만, 경찰청의 유승안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지명을 앞둔) 고3들에게 '고3병'이 있듯 전역할 선수들에게는 '제대병'이 있다"는 것이 유 감독의 생각이다. 류중일 감독(삼성)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을 정도로 천안북일고 시절부터 출중한 재능을 가진 선수인 만큼 두산의 미래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인태의 입단 동기인 이우성도 상무 박치왕 감독의 호평을 받았다. 그가 제대할 무렵 박 감독은 "수비는 외야 코너만 가능하다. 활용하기에 따라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선수인데, 타격 능력만 보면 지명타자로 써도 될 정도다. 수비를 조금 더 잘 하면 금상첨화다. 다음 시즌에도 굉장히 기대가 된다"라고 평했다.
올해 8월 신인 2차지명에서 1라운드에 뽑은 조수행도 유용하게 활용될 카드다. 김 감독은 "조수행은 타격은 아직 약하지만 주루 플레이나 수비는 1군에서도 충분히 백업으로 쓸 수 있을 수준이다"라는 말로 칭찬했다. 만약 김현수를 해외에 보내더라도 외야 자원은 풍부하다.
시즌 중 투수로 전향해 1군에서 1이닝을 던진 바 있는 오장훈은 보완해야 할 부분은 확실하지만 구위는 뛰어나다. 김 감독은 "생각보단 괜찮은데 주자가 있을 때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지켜봐야 한다. 공 자체는 무겁고 좋다. 주자가 있을 때 던지는 밸런스를 연습하고 있다. 와인드업을 할 때의 공은 좋은데 세트 포지션 상태에서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