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런저런 예상이 난무했지만, 올해도 주인공은 똑같았다. 이번에도 한화·롯데·NC가 대어를 영입, FA시장의 ‘큰 손’임을 증명했다.
세 팀은 지난달 30일 각각 정우람 손승락 박석민과 FA 계약을 체결, 올 겨울 최대어 영입에 성공했다. 한화는 정우람과 4년 총액 84억원, 롯데는 손승락과 4년 총액 60억원, NC는 박석민과 4년 최대 96억원에 사인했다. 롯데는 손승락의 몸값을 60억원으로 발표했지만 정우람과 비슷한 금액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가장 돋보이는 구단은 역시 한화다. 한화는 매번 FA 시장에서 거침없이 돈을 쓰고 있다. 2013년 겨울 최대어였던 정근우(70억원)와 이용규(67억원)를 모두 영입했다. 2014년 겨울에는 권혁(32억원) 송은범(34억원) 배영수(21억5000만원)을 데려와 마운드를 보강했다. 올해 역시 정우람 외에도 심수창(13억원)을 영입, 지난 3년 동안 무려 7명의 외부 FA를 데려왔다.

롯데도 꾸준하다. 롯데는 2011년 겨울 정대현(36억원)과 이승호(24억원)를 FA로 영입, 불펜 보강을 시작으로 2013년 겨울 최준석(35억원)을 데려왔다. 지난겨울 장원준 잔류에 실패한 게 2015시즌 치명타가 됐으나, 올 겨울 손승락, 윤길현(38억원)과 계약하며 다시 마운드를 높였다.
2016년 1군 무대 4년차를 맞이하는 NC는 조용히 실속을 챙겼다. 2012년 겨울, 1군 진입 첫 해를 앞두고 이호준(20억원)·이현곤(10억5000만원) 계약을 체결했고, 이듬해 이종욱(50억원)·손시헌(30억원)을 데려왔다. 지난 겨울에는 한 숨을 골랐다가, 올 겨울 야수 최대어였던 박석민 영입에 성공했다.
이렇게 세 팀은 지난 겨울 두산이 영입한 장원준(84억원)을 제외하면 시장에 나온 FA를 거의 독식했다. 특급 FA가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어하면, 한화 롯데 NC가 이들에게 다가갔다.
흥미로운 것은 결과다. 세 팀 모두 모그룹의 지원을 받아 통 큰 투자를 했으나, 결과로 이어진 구단은 NC가 유일하다. 한화는 2008시즌부터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롯데는 2013시즌부터 3년 연속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NC 홀로 1군 무대 2년차였던 2014시즌부터 올해까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투자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2016시즌은 다를 수 있다. 한화는 정우람과 심수창을 보강한 만큼, 김성근 감독의 ‘전원투입’ 마운드 운용에 탄력을 받게 됐다. 롯데는 숙원사업이었던 마무리투수 영입에 성공, 2015시즌 블론세이브 18개의 악몽에서 탈출할지도 모른다. 한화와 롯데 모두 FA 투자에 대한 정당성은 갖고 있다.
이제 관건은 FA 선수들이 기대치를 충족시키느냐다. 풀타임 8년, 혹은 9년을 뛰어야 FA 자격을 얻는 만큼, FA 계약 후 기량이 하향세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불펜투수들이 그래왔다. FA 계약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팀을 옮기고 나면 구위나 제구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부상에 시달리곤 했다. 2016시즌 정우람과 손승락이 불펜투수 FA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을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