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유출’ 김용희 감독, “원점 시작, 경쟁으로 이겨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01 13: 01

SK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집토끼 단속에 실패했다. 핵심 선수가 줄줄이 타 팀을 선택하며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김용희 SK 감독도 뚜렷한 전력 손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최근 박차를 가하고 있는 팀의 육성 기조와 경쟁 구도를 통해 이 타격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총 6명의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은 SK는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이어진 원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 중 총 4명의 선수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박정권과 채병룡이 잔류를 선택했을 뿐, 정우람 윤길현 정상호 박재상이 시장에 나갔다. 1일 오전 현재 정우람(한화, 4년 총액 84억 원), 윤길현(롯데, 4년 총액 38억 원), 정상호(LG, 4년 총액 32억 원)는 새 둥지를 찾은 상황이다.
가고시마 특별캠프 당시부터 “FA 선수들의 거취가 결정되어야 내년 팀 전력 구상을 계획할 수 있다”라고 애타는 심정을 드러냈던 김용희 감독도 무거운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핵심 선수들을 잃었다”라고 운을 떼면서 “특히 불펜에 두 명(정우람 윤길현)이 나간 것은 타격이 크다”라고 아쉬워했다.

당장 불펜 운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우람 윤길현은 올해 SK의 마무리 보직을 나눠 가지며 팀의 8~9회를 책임지는 선수들이었다. 기량은 물론 경험도 출중했다. 이로써 SK는 현재 소속 선수 중 전업 마무리 경험이 있는 선수가 박희수 하나만 남았다. 김용희 감독은 “박희수는 (어깨 때문에) 아직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나머지 선수들은 마무리 경험이 없다. 정영일이 기대를 받고 있지만 1군 성적이 없다. 지켜봐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상황만 한탄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김용희 감독은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라면서 “경쟁을 통해 팀 전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SK는 지난 11월 1일부터 27일까지 가고시마에서 특별캠프를 열었다. 유망주 선수들을 비롯, 내년 SK의 전력화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들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과시했다. 여기에 강화에 남은 선수들도 가고시마 캠프의 동향에 큰 관심을 드러내며 더 열심히 훈련했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김용희 감독은 이번 가고시마 캠프의 성과에 대해 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좋은 날씨, 좋은 환경에서 최고의 훈련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캠프 총평이다.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의 뚜렷한 기량 향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면서 “이 선수들은 내년 캠프까지 기존 1군 선수들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그런 경쟁력을 확인했다”라고 했다. FA 유출 후 김 감독도 “이름값을 지우고 전력을 원점부터 다시 구상하겠다. 이 경쟁에서 이기는 선수가 내년 1군 라인업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실상 강제적인 리빌딩에 나서게 된 SK지만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선수들의 경쟁은 더 뜨겁게 타오를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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