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블랙 재계약 딜레마, 열쇠는 선발 유망주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2.02 05: 59

kt 위즈가 '댄블랙 딜레마'를 지혜롭게 풀 수 있을까.
kt는 지난 1일 트래비스 밴와트(29)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밴와트의 영입이 확정되면서 외국인 타자 댄 블랙(28)과의 재계약에 관심이 쏠렸다. kt는 일단 블랙에게 재계약 통보를 하면서,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만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여전히 투수를 2명으로 가느냐, 3명으로 가느냐에 대해선 고민하고 있는 상황. 블랙 딜레마를 풀기 위해선 계산되는 선발이 중요하다.
kt는 올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해 최하위를 기록했다. 꼴찌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기도 했다. 점차 전력을 보강하면서 좋아졌는데, 블랙의 역할도 컸다. 블랙은 5월 말 kt에 합류해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에 힘을 보탰다. 확실한 4번 타자를 찾으며 kt도 승률을 높여갔다. 블랙 합류 후 kt는 승률 4할6푼1리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팀 평균자책점이 5.56으로 최하위인데도, kt가 선전할 수 있었던 건 역시 화끈한 공격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kt는 선발에서 약점을 보였다. 올 시즌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5.88. 팀 내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는 크리스 옥스프링 1명에 불과했다. 결국 다음 시즌 도약을 위해선 선발 투수들이 필요한데, 이는 블랙과의 재계약에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우선 kt는 슈가 레이 마리몬, 트래비스 밴와트를 외국인 투수로 낙점했다. 원투펀치 임무를 해주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여기에 남은 빈자리를 젊은 투수들로 채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올 시즌엔 토종 선수 중 총 9명의 투수가 선발 등판을 경험했다. 그 중 롯데로 이적한 박세웅을 제외하면 8명. 단발성 투입을 빼면 정대현(26경기), 엄상백(22경기), 정성곤(15경기), 윤근영(7경기) 등이 차례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성적은 모두 5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나, 성장의 과정이었다. 시즌 막판에는 희망을 보기도 했다. 엄상백이 9월 이후 5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24, 정대현이 4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가능성을 보인 것. 정성곤도 기복은 있었지만 2군에 다녀온 이후 깜짝 호투를 펼쳤다. 게다가 익산 마무리 캠프에선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밸런스가 안정되면서 제구력이 좋아졌다는 평가. 실전에서 얼마나 통할지를 계산해야 한다.
만약 유망주들로 로테이션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면 서슴없이 블랙과 재계약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에 대해 kt 고위 관계자는 “투수만 커버가 가능하다면 신생팀이니 공격적인 컬러를 가져가고 싶다. 투수들이 성장해서 로테이션에 과부하가 안 걸릴지가 중요하다. 그런 부문만 보장되면 블랙과 함께 하고, 그렇지 않다면 투수 3명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결국 블랙 딜레마 해결은 선발 유망주들의 성장에 달렸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