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9)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적은 금액에 계약해 포스팅 시스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추후 메이저리그 후발 주자가 더 높은 몸값을 받기 위해선 박병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미국 ‘폭스스포츠’를 비롯한 매체들은 2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박병호의 계약 소식을 알렸다. 계약 규모는 4년 간 총액 1200만 달러. 옵션을 포함하면 5년 최대 1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당초 연간 300만 달러 정도의 금액을 예상했지만 이보다는 적은 금액에 사인했다. 복수 매체들이 ‘불공평한 계약’이라면서 ‘포스팅 시스템의 폐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젠탈 기자는 박병호의 계약 소식을 전하면서 “포스팅 시스템의 불공평함을 강화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어 하는 선수는 영향력이 없다. 축복받은 MLB 팀들이다”라고 비꼬았다. 야후스포츠의 크리스 치윅 기자 역시 “트윈스는 박병호에게 4년 1200만 달러만을 지불한다. 박병호가 대형 계약을 원한다 했더라도 트윈스가 계약권을 가지고 있어 쉽지 않다”라고 전했다.

이어 치윅은 “구단은 좋은 계약을 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트윈스의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도 선택 사항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2년을 더 뛰는 것 밖에 없었다. 그 때는 31살로 FA가 되는데 적절하지 않다”면서 “포스팅 시스템은 폐지되거나 대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장 일어날 수는 없는 일이다. 박병호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그러면 최소한 KBO에서 추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선수는 더 나은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박병호가 할 수 있는 건 실력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박병호 역시 강정호의 덕을 봤다. 강정호는 지난해 피츠버그의 500만 달러 입찰, 그리고 4년 간 1100만 달러의 계약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당시만 해도 현지 매체들은 강정호의 KBO 성적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지에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강정호는 타율 2할8푼7리 출루율 3할5푼5리 장타율 0.461 15홈런 58타점으로 가치를 증명했다.
그리고 박병호는 포스팅을 통해 미네소타의 1285만 달러에 입찰됐다. 강정호 입찰 금액의 2배를 훌쩍 뛰어넘어 훨씬 더 높은 몸값을 기대할 수 있었다. 연간 약 300만 달러 정도의 금액이 예상됐으나, 확정 금액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박병호는 출국 이전에도 “기대만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아쉬운 금액이었지만 어쨌든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택한 것이다.
이제 KBO 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할 야수들의 몸값은 박병호의 활약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정호가 박병호의 관심과 몸값을 높였듯이, 이번에는 박병호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만약 박병호가 첫 시즌부터 많은 홈런을 때려낸다면 KBO 리그 거포들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