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제전] 응답하라 1990, 김원형-박경완 배터리 재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2.02 18: 41

SK 와이번스 코치 김원형(43)과 박경완(43)은 야구계에 이름난 단짝이다. 중앙초-전주동중-전주고를 모두 함께 나왔고, 쌍방울 레이더스에 함께 입단한 사이다. 1991년 김원형이 쌍방울에 입단한 뒤 박경완이 필요하다고 구단에 호소한 건 유명한 일화다.
중앙초 6학년 때 함께 야구를 시작하며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둘은 김원형이 SK 와이번스에서 은퇴한 2011년까지 계속 함께했다. 김원형이 던지고 박경완이 받는 모습은 일종의 경건함까지 느끼게 해준다.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야구대제전에서 둘의 배터리 결합이 다시 이뤄졌다. 제물포고전에서 선발투수로 김원형이, 포수 2번 타자로 박경완이 선발 출전했다. 둘의 배터리 재결합은 2013년 11월 문학구장에서 열린 일본 은퇴선수와의 올스타전 이후 2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 결합이 중요한 건 전주고 유니폼을 입고라는 점이다.

전주고는 2015 야구대제전에 프로 1군 선수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박정권과 최형우, 최경철, 신용운 등 1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도 참가했다. 그래도 역시 경기를 시작하는 배터리는 김원형-박경완이었다.
김원형은 경기에 앞서 "전주고 유니폼을 입고 호흡을 맞춘 건 1990년이 마지막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입을 일이 없다"고 말했다. 25년 만에 전주고 유니폼을 입고 과거로 돌아가 파릇했던 고교 3학년 시절을 떠올린 것이다.
물론 오랜만에 실전경기에 나서는 것이니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김원형은 "1회 막으면 2회, 2회 막으면 3회까지 던진다고 생각한다. 공이 제대로 갈지나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걱정과는 달리 김원형은 2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2개,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유니폼을 벗은지 4년이 지났지만 변화구의 움직임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박경완의 어깨도 살아 있었다. 2회 정확한 송구로 제물포고 도루시도를 깔끔하게 막았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공이나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싶다"면서 어색하게 미트를 들어 보였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역시 박경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송구를 보여줬다.
한편 이날 경기는 전주고가 1-5로 끌려가다 7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대거 10득점, 11-5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승리를 거둔 전주고는 4일 오전 10시 고척스카이돔에서 부산고와 16강전을 치른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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