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다”
2일 인천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을 앞둔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다소간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쾌조의 스타트를 끊으며 독주 체제를 갖추는 듯 했던 OK저축은행은 최근 4연패에 빠진 상황이었다. 김세진 감독은 문제점 중 하나로 블로킹을 뽑았다. 선수들의 의욕이 앞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블로킹은 리딩 쪽의 문제라고 보다. 선수들이 이것저것 너무 다 잡으력 한다. 시몬마저도 그렇다.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라면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도 중앙이다. 속공과 블로킹을 해줘야 팀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세터) 이민규도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중앙 싸움이 오늘 경기의 관건이 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제 OK저축은행은 주전 센터인 김규민이 부상으로 몸 상태가 완전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최근 경기에서는 블로킹과 속공 등 중앙에서 활로가 뚫리지 않다보니 공격이 단조로운 경향이 있었다. 연패 중 드러난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2일 경기에서는 철벽 중앙이 팀 승리를 이끌었다. OK저축은행은 이날 3세트 동안 무려 13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대한항공의 예봉을 완전히 꺾었다. 대한항공이 치고 나가려는 순간, 혹은 OK저축은행이 도망가려는 순간 결정적인 블로킹이 나오며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블로킹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바뀔 수 있는 힘이 있다. 블로킹 싸움에서 13-4로 완승을 거둔 OK저축은행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시몬이 제대로 날았다. 시몬은 이날 대한항공의 전체 블로킹 숫자보다 더 많은 7개를 잡아냈다. 시몬이 중심을 잡자 송희채 박원빈 김규민 등도 자리를 잡고 대한항공을 막아설 수 있었다. 팀 문제점이 장점으로 돌변한 OK저축은행이 연패를 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김세진 감독의 얼굴에도 오래간만에 미소가 돌아왔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