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 몸값이 2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외인 투수들이 대결을 펼친다. 과연 최고의 외인 투수는 누가 될까.
한화 이글스는 지난 2일 괴물 투수 에스밀 로저스(30)와 총액 19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17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올 시즌 중반 한화에 입단해 대활약을 펼쳤고, 일본 구단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한화는 거액을 투자하며 로저스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후 오후에는 KIA 타이거즈가 새 외인 투수 헥터 노에시(28)와 총액 170만 달러에 계약하며 또 다른 괴물 투수의 등장을 예고했다.
로저스는 종전 더스틴 니퍼트, 에릭 테임즈가 기록했던 150만 달러를 뛰어넘으며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노에시 역시 170만 달러로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 2위에 올랐다. 나란히 역대 최고 몸값을 기록한 두 선수가 다음 시즌 KBO 리그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따라서 누가 최고 외인 투수가 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메이저리그 경험에선 로저스가 한 수 위다. 통산 210경기에 출전해 19승 22패 평균자책점 5.59를 기록했고, 올 시즌 한화 입단 전에는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18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6.27을 기록했다. 나이가 더 어린 노에시는 메이저리그 통산 107경기서 12승 31패 평균자책점 5.30. 기록 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올 시즌 성적은 10경기서 4패 평균자책점 6.89다.
마이너리그 성적에선 노에시가 앞선다. 하지만 로저스의 강점은 이미 KBO 리그에서 검증을 마쳤다는 것이다. 로저스는 올 시즌 중반 공식 발표액 70만 달러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10경기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97, 탈삼진 60개로 위력을 뽐냈다. 경기 당 무려 7⅓이닝을 투구했고 완투 4회, 완봉 3회로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만약 풀 시즌을 치렀다면 리그에서 최고의 성적을 남겼을 것이다. 한국 타자들은 종전에 보지 못했던 위력적인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러나 노에시도 KBO 리그에서 뛰었던 외인 중 가장 훌륭한 경력을 자랑하는 선수 중 하나다. 로저스와 마찬가지로 강속구를 던진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의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노에시는 올 시즌 평균 93.85마일(약 151km)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151.6km의 패스트볼을 던졌던 로저스와 비슷한 기록. 노에시는 여기에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노에시도 KBO리그 환경에 적응만 한다면 경력으로 보나, 구위로 보나 충분히 로저스에 필적하는 성적을 낼 수 있는 투수다. 따라서 다음 시즌 이들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또한 공교롭게도 올 시즌 한화와 KIA는 매 경기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팀들이다. 때로는 웃고 넘길 수 없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제 양 팀 모두 대형 외국인 투수와 계약해 맞대결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리고 누가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이름을 남길지도 궁금해진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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