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가 두 번째 메이저리그 직행 야수를 배출했다. 그 주인공은 내야수 박병호(29)다. 포스팅을 통해 박병호와 독접 교섭권을 따냈던 미네소타 트윈스는 2일(이하 한국시간) 4년 보장 1200만달러(약 140억원), 최대 5년 1800만달러(약 209억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올 시즌에 돌입하기 전 박병호는 미리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고, 원 소속팀인 넥센 히어로즈도 여기에 적극 동참하기로 약속했다. 박병호는 강정호 때와 마찬가지로 앨런 네로를 에이전트로 선임해 계약협상을 일임했다.
박병호는 이번 포스팅에서 1285만달러(약 150억원)를 써낸 미네소타의 부름을 받았다. 작년 강정호가 500만2015달러(약 58억원)의 포스팅 입찰액을 기록하며 피츠버그 파이러리츠에 입단한 것과 비교하면 포스팅 금액만 2.5배 가량 뛰었다.

때문에 이번 연봉협상에서도 작년 강정호보다는 좋은 조건으로 사인을 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강정호는 4년 보장 1100만달러(약 128억원), 구단 옵션 사용 시 5년 최대 1625만달러(약 189억원)에 사인을 했었다. 박병호는 포스팅 금액 자체가 높기 때문에, 연봉협상에서도 어느정도 목소리를 낼 수 있을것이라고 기대됐다.
하지만 박병호가 사인을 한 액수는 강정호와 큰 차이가 없다. 현지 언론에서는 '최소 연평균 500만에서 1000만달러까지 나올 것 같다'고 전망을 내놨지만, 박병호는 4년 기준 연평균 300만달러(약 35억원), 5년 기준 360만달러(약 41억원)에 사인을 했다.
박병호 역시 지난 달 29일 계약 마무리를 위해 미네소타로 출국할 때 "정확한 액수를 밝히기는 힘들지만, 연봉이 기대보다 적은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었다.
여기에는 많은 분석이 나온다. 우선 박병호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의 협상력이다.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네로는 좋은 고객을 많이 갖고 있지만, 계약 성사쪽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스캇 보라스가 공격적으로, 때로는 배수진을 치고 한다면 네로는 그렇게까지는 안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박병호의 현재 상황이다. 넥센은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다른 한 편으로는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 1285만달러가 구단 운영에 요긴하게 쓰일 것이라는 점이다. 또 다른 메이저리그 에이전트 관계자는 "미네소타 구단이 박병호가 물러설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박병호도 조건이 좋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들었다. 교섭기간 만료까지는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었는데, 박병호는 아쉬운 액수에도 그대로 도장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박병호의 팀이 된 미네소타의 팀 사정도 한 몫 했다. 구단주 짐 폴라드는 손꼽히는 부호지만, 트윈스에 많은 돈을 쓰지는 않는다. 올해 미네소타 페이롤은 18위였다. 이미 박병호를 영입하기 위해 1285만달러를 투자했기에 두둑한 연봉을 주기 힘들었다는 이야기다. 관계자는 "만약 보스턴 같은 빅마켓 구단이 데려갔으면 (4년) 2200만달러까지 나올 수도 있었을것이다. 미네소타라 생각보다 액수가 적었다"고 했다.
비록 기대했던 것보다는 연봉이 적지만, 박병호는 후련한 마음으로 이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연봉협상으로 시간과 감정 모두 소모하는 것보다는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큰 꿈을 이루는 걸 앞으로 내세운 결과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