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통산 두 번째로 메이저리그 진출 타자가 된 박병호(29, 미네소타 트윈스)가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병호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의 홈구장 타깃필드에서 테리 라이언 단장, 마이크 래드클리프 부사장, 앨런 네로 에이전트와 함께 기자회견에 임했다. 기자회견서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 소감, 그리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박병호 기자회견은 MLB.com을 통해 생중계됐다. 다음은 박병호와 현지언론의 일문일답이다.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한다고 생각하나?

“야구는 똑같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세계에서 가장 잘 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좋은 선수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할 것이다. 야구 뿐이 아닌 생활하는 데에도 적응을 잘할 것이다.”
-95마일 싱킹 패스트볼을 칠 수 있나?
“사람은 계속 보다보면 적응하게 된다. 강정호 선수도 내게 계속 마주하다보면 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나 또한 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에 온 경험이 있나? 미네소타서 기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넥센 히어로즈 스프링캠프 장소가 애리조나라서 미국은 여러 번 방문을 했었다. 포스팅 구단이 미네소타 트윈스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조 마우어를 만나고 싶었는데 만나게 되어 기분이 좋다.”
-메이저리그에 투수들을 적응하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힘든 시절을 겪다가 넥센에 와서 야구를 잘 하게 됐다. 넥센서 많은 경기를 나가면서 내 단점을 지워나갔다. 한국에 뛰는 외국인투수도 많이 상대하고 이 선수들의 무브먼트가 뛰어난 공을 치기 위해 타격폼도 바꾸곤 했다. 적응 문제는 잘 풀 자신이 있다.”
-한국에서 지명타자로 뛴 경험이 있었나?
“한국에선 한 시즌에 많이 뛰면 15경기 정도 지명타자로 뛰었다. 만일 팀이 내게 지명타자를 원하면 충분히 그 역할을 해낼 것이라 생각한다. 팀의 요구에 맞춰서 준비하는 게 내 의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됐을 때 주위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나?
“많은 분들께서 미국에서 야구를 하게 된 것을 축하해주셨다. 넥센팬분들은 아쉬움도 있으셨지만 꿈을 이룬다는 점에서 축하와 격려를 함께 해주셨다.”
-강정호는 타깃필드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친 바 있다. 강정호에게 타깃필드에 대한 느낌을 들었나?
“강정호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강정호 선수도 내게 장타력을 발휘하는 데 문제가 없는 구장이라고 이야기했다. 강정호 선수의 활약을 보며 나도 자신감을 가졌고, 강정호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서 내게도 이런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강정호 선수는 좋은 친구다. 그리고 강정호 선수가 한국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줬다.”
-강정호가 정확히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우리나라 투수들과는 다르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빠른 공과 움직임이 많은 공을 던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초반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으나 경기에 계속 나가고 미국에 계속 있으니 충분히 적응이 됐다는 자신감도 전했다.”
-한국 최고의 홈런타자로서 연봉이 적다는 반응도 있었다. 계약 협상을 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나? 미네소타 도시에 대한 소감은 어떤가?
“미네소타 구단과 계약을 하면서 문제는 없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미네소타에서 충분한 도전적인 제안을 했다고 본다. 나도 그 금액에 만족스럽게 생각했고, 기분 좋게 사인할 수 있었다. 미네소타는 날씨가 굉장히 춥고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금 날씨는 한국과 비슷하다. 모든 프런트 직원들이 잘 해주시고 분위기도 좋다.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네소타서 스카우트할 것이라 예상했나?
“한국에서 경기를 할 때 많은 팀들이 야구장에 왔다. 미네소타도 그 팀 중 하나라고 알고 있었다. 그래도 스카우트에 신경 쓰기보다는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에 신경을 썼다.”
한편 박병호와 함께 자리한 라이언 단장과 래드클리프 부사장, 네로 에이전트도 기자회견서 박병호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가 개막전까지 메이저리그서 뛰기 위한 준비가 될 것 같나’는 질문에 "모든 선수들에게는 적응하기 위한 기간이 필요하다. 새로운 팀과 환경에 대한 적응 역시 중요하다. 우리는 시간을 둘 것이다. 우리의 스카우팅 노트북에 의하면 박병호는 잘 할 것이다. 삼진도 당하겠지만, 파워히터에게 삼진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 팀 공격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박병호 영입으로 인해 발생할 다른 선수들의 포지션 변화에 대해선 “박병호는 지명타자로 쓸 수도, 1루수로 쓸 수도 있다. 이는 우리팀 라인업을 탄력적으로 쓸 수 있게 한다. 우리 선수들을 잘 파악해서 효율적인 라인업을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래드클리프 부사장은 박병호의 스카우트 과정에 대해 “한국에 스카우트를 보내면서 박병호를 꾸준히 봐왔다. 박병호를 고등학교 때부터도 지켜봤다. 10년이 넘게 봤다”며 “물론 최근에는 서울에서 넥센 히어로즈 경기를 지켜봤다. 박병호는 커리어 전체적으로 대단한 길을 걸어왔다. 우리는 박병호가 야망이 있고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 선수들과 미네소타 지역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박병호의 타격을 두고는 “강정호 또한 메이저리그 투수들에게 적응했다.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데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년에 당장 적응하는 것은 물론, 점점 더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 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렸다.
박병호의 1루 수비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세 번이나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다. 핸들링이 좋다. 타격과 수비 외에 부분도 뛰어나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야구선수다”고 답했다.
앨런 네로 에이전트에게는 ‘박병호의 계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리고 2년 연속 한국선수의 계약을 추진했는데 박병호와 강정호의 차이점이 있었나?’는 질문이 나왔다. 네로는 “만일 박병호가 쿠바에서 FA로 왔다면, 계약규모 자체가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왔다. 기본적으로 포스팅 시스템은 불공정하다. 그래도 우리는 이 시스템에 따라야만 한다. 지난해 강정호에 이어서 박병호도 메이저리그서 뛸 기회를 얻어서 흥분된다. 박병호에게 축하해주고 싶고, 딜이 이뤄진 것도 축하해야 한다”고 전했다. / drjose7@osen.co.kr
[사진] MLB.com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