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수원) 천하다. 기술 뿐만 아니라 강한 압박을 통해 수준높은 축구로 수원 FC의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은 2일 오후 수원종합운동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015 1차전 홈경기서 후반 40분 정민우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부산을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수원은 오는 5일 부산 구덕운동장서 열리는 PO 2차전서 비기기만 해도 승격하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바닥부터 시작한 수원은 치열하게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치고 있다. 1차전서 가장 큰 기대를 건 선수는 바로 시시. 스페인 출신인 시시는 특유의 기술과 정확한 패싱력을 바탕으로 수원을 이끌어 왔다. 시시은 스페인 16세 이하 대표팀을 시작으로 21세 이하 대표팀까지 뛰었던 선수다.

특히 2003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에서는 세스크 파브레가스, 다비드 실바 등과 함께 스페인의 준우승을 이끈 바 있다. 발렌시아 유소년팀에서 축구를 배웠던 시시는 기술 뿐만 아니라 강력한 압박 능력을 선보였다.
공수 조율을 비롯해 적재적소에 전달하는 패스를 바탕으로 수원의 중원에서 경기 조율을 맡았던 시시는 경고누적으로 지난달 대구와 경기를 지켜볼 수 없었다.
지난달 28일 열린 경기서 대구는 분명 시시의 공백이 드러났다. 하지만 시시 대신 투입된 배신영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만족할 만한 결과가 아니었다. 공격 전개가 잘 이뤄지지 않았던 점은 큰 아쉬움이었다.
시시의 활약이 빛난 것은 후반 7분 중앙 수비수 임하람이 퇴장 당하면서 나타났다. 홍동현이 공 잡을 때 뒤에서 태클이 들어간 임하람에게 이동준 주심은 경고 없이 퇴장을 명령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팀의 강한 압박을 이끈 것은 시시였다. 그동안 선보였던 기술적인 플레이 뿐만 아니라 거친 플레이까지 선보였다. 중앙에서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부산의 반격을 가장 먼저 막아냈다. 시시의 강한 압박이 없었다면 수원은 좀처럼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단순히 전방 압박만 잘한 것이 아니다. 수비에서도 많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경기장 전체를 뛰어다닌 시시의 활약으로 수원은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
결국 핵심은 시시가 해냈다. 수원은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시시를 영입하면서 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국내 선수들과 호흡도 잘 맞추면서 일궈낸 결과다. 2차전도 시시의 압박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