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다언] "Dear Basketball"로 증명된 조던-코비의 위대함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12.03 05: 59

"Dear Basketball".
지난달 30일(한국시간) 공식 은퇴를 선언한 코비 브라이언트(37)가 공개한 은퇴사의 첫 부분이다. 브라이언트는 'The Players Tribune'에 시로 작성한 은퇴 편지를 기고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농구를 떠나겠다는 내용이다.
브라이언트의 은퇴 편지는 항상 자신을 따라다녔던 마이클 조던의 은퇴사와 같다. 똑같은 시작이다. 조던은 지난 2003년 은퇴를 발표했다. 당시 조던은 'Dear Basketball'이라면서 친구에게 은퇴를 건넸다.

조던의 은퇴편지는 "당신은 나의 생이었으며 나의 열정이었으며 내 삶의 계기였습니다. 당신은 저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며 농구를 연인처럼 대하고 있다.
농구에 대한 강한 사랑은 절절하게 나타난다. "벌써 28년이 되었군요. 부모님 소개로 우리는 집 주차장 뒤에서 처음 만났죠"라는 대목은 12세 때 아버지 제임스(작고)의 손에 이끌려 농구대 앞에 처음 선 장면을 떠올린 것.
1984년 시카고 불스에 입단한 조던은 6차례 NBA 정상에 올랐다. 또 6차례의 최우수선수를 비롯해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조던은 이번에 은퇴를 발표한 브라이언트가 넘어야 할 산이었다. '제 2의 마이클 조던'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던 브라이언트는 1996년 LA 레이커스에 입단해 5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 한 경기 81점(NBA 역대 2위), 통산 득점 3위(32703점), 올스타 17차례 등을 이뤄냈다.
최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부상 때문에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면서 점점 기량은 떨어졌다. 특히 지나친 볼 소유욕과 슛 난사로 인해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은퇴를 선언하자 모든 이들은 브라이언트에 대해 칭송하고 나섰따.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는 "어릴적 내 방에 브라이언트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늘 그를 닮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또 케빈 듀란트(오클라호마시티)는 "코비는 우리 시대의 조던이다. 미디어는 브라이언트의 업적은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부진만 지적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브라이언트는 은퇴 선언문을 내며 당당한 입장을 발표했다. 자신의 우상이자 롤모델 그리고 끊임없는 비교대상인 조던의 은퇴사를 빌렸다.
비록 형식과 내용은 조금 달랐지만 농구를 인격체로 대우하고 자신의 농구인생을 마감한다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만약 브라이언트가 최고의 자리에 있지 못했다면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브라이언트가 보여준 조던에 대한 오마주에 대해 국내 프로스포츠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떠밀리듯 은퇴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몸을 담았던 스포츠에 대한 존경은 찾아 보기 쉽지 않다. 자신을 도와준 이들과 기억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지만 자신이 평생을 해왔던 스포츠에 대한 생각은 나타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압도적인 능력을 갖지 못한 것과 어린 시절부터 보아왔던 환경 때문에 생각하기 쉽지 않지만 조던과 브라이언트가 보여준 은퇴사는 분명 최고의 자리에 오른 선수들의 자신감과 자부심이 함께 섞여 있는 모습이다.
둘의 은퇴사는 마지막도 같은 의미다. 조던은 "사랑과 존경을 실어... 마이클 조던"이었고 브라이언트는 "언제나 너를 사랑하는 코비가"로 마무리 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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