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시장이 마침표를 향하고 있지만, 외국인선수 영입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외국인선수 영입을 마무리한 팀도 있으나, 여전히 외국인 에이스를 찾고 있는 팀도 많다. 물밑에서 구단 간의 영입 경쟁이 점점 더 격렬해지고 있다.
매년 특급 외국인선수들이 KBO리그에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2016시즌에는 이러한 흐름이 더 강해질 듯하다. 지난 2일 한화가 에스밀 로저스 잔류에 성공했고, KIA가 헥터 노에시와 계약을 마쳤다. 이렇듯 이제는 현역 메이저리거가 곧바로 KBO리그에서 뛰는 게 전혀 낯설지 않다.
노에시의 경우, 2015시즌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다섯 차례 메이저리그서 선발 등판했다. 빅리그 5년차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0km를 상회한다. 2014시즌에는 27번 선발 등판,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메이저리그 선발투수가 그대로 KBO리그에서 선발 등판한다고 볼 수 있다.

두산 삼성 넥센 LG kt가 아직 외국인선수 영입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 이중 니퍼트와 재계약을 추진 중인 두산을 제외한 네 팀은 1선발 외국인 에이스를 찾는 중이다. 1선발 에이스의 활약이 곧 시즌 성패와 직결되는 만큼, 각 팀들은 신중하면서도 과감하게 리스트에 오른 투수들과 접촉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각 팀의 영입 후보 리스트가 비슷한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프로야구팀과도 리스트가 겹친다. 외국인선수 한 명을 놓고, 한국팀들과 일본팀들이 서로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로저스와 레다메스 리즈의 경우가 그랬다. 로저스를 두고 한화 라쿠텐 세이부가 삼파전 양상을 벌였고, 리즈를 놓고는 LG 라쿠텐 세이부가 경쟁 관계에 있었다. 라쿠텐의 첫 번째 타깃은 로저스였는데, 로저스와의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고, 라쿠텐은 즉시 리즈에게 시선을 돌려 리즈와 계약에 성공했다.
물론 KBO리그에 처음 진출하는 외인투수를 놓고 한국 팀끼리 붙기도 한다. 일례로 지난겨울 삼성은 LG와 경쟁 끝에 피가로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의 린드블럼 역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한국 팀들의 영입 후보 리스트에 있었다. 2년 전 KIA의 브렛 필 영입 당시에는 KIA 뿐이 아닌, LG도 필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FA 영입 만큼이나 외국인선수 영입도 전쟁이다. 첫 번째 테이블에서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바로 다음날 경쟁 팀과 계약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현재 국내 팀들이 좌투수 펠릭스 듀브론트(28)를 놓고 경쟁 중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듀브론트 또한 2015시즌까지 빅리그서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90마일 초반대 패스트볼과 각도 큰 커브, 절묘한 체인지업을 구사하고, 2013시즌 보스턴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구위만 놓고 보면, KBO리그 어느 팀에 가도 1선발 에이스를 할 수 있다. 듀브론트의 연봉 역시 노에시나 로저스와 비슷한 거액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점도 있다. 듀브론트는 보스턴에서 뛰었던 2014시즌, 구단이 자신을 불펜투수로 기용하려고 하자 강하게 불만을 드러냈었다. 이후 감독 면담에 들어갔고, 듀브론트는 감독 면담 이틀 후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됐다. 2015시즌에는 컵스, 토론토, 오클랜드까지 무려 세 팀을 옮겨다녔다. 좋은 구위를 지녔음에도 멘탈과 제구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스스로 가치를 깎아먹었다.
과연 어느 팀이 듀브론트와 계약할지, 계약이 성립되는 경우, 듀브론트는 2016시즌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