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내가 골든글러브? 나바로가 있는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2.03 17: 01

"나도 양심이 있는 사람인데…".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인근 부사동 골목길. 한화 선수들이 단체로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했다. 그 중에서도 프리미어12에서 주장을 맡아 우승을 이끈 정근우(33)가 행동대장으로 나섰다. 특유의 쾌활함과 장난기로 선수들과 직원들의 얼굴에 연탄재를 묻히며 "선수단과 직원이 하나 된 행사"라며 폭소를 터뜨렸다. 
지난달 중순 프리미어12 우승 이후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휴가를 받고 쉬고 있는 정근우는 "최근 우리 팀에 좋은 소식이 많다. 좋은 선수들이 들어와 팀이 더 강해졌다"며 "(정)우람이에게도 전화를 해서 '축하한다. 고맙다'고 연락했다"고 이야기했다. 

프리미어12 우승과 함께 정근우의 주가도 크게 치솟고 있다. 그 영향이 골든글러브 투표에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정근우는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박경수(kt) 오재원(두산) 박민우(NC) 정훈(롯데)과 경쟁한다. 
지난 2006·2009·2013년 3번이나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정근우는 올해도 126경기 타율 3할1푼6리 148안타 12홈런 66타점 99득점 21도루 OPS .869로 빼어난 성적을 냈다. 여기에 프리미어12 우승 후광 효과까지 더해져 상당한 표 몰이를 기대케 하고 있다. 
하지만 정근우 본인은 골든글러브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는 "내가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욕먹는다. 나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다"며 껄껄 웃은 뒤 "타율은 내가 제일 높지만 나바로가 있는데 '네가 왜 받느냐'는 반응들이 나올 것이다"고 솔직한 속내를 말했다.  
유력한 수상 후보인 나바로는 올 시즌 140경기 타율 2할8푼7리 153안타 48홈런 137타점 126득점 22도루 OPS .989로 워낙 대단한 성적을 냈다. 2루수 최다 홈런·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근우의 성적도 뛰어나지만 나바로가 워낙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정근우 본인이 기대하지 않아도 골든글러브는 전통적으로 인기 투표의 성격이 짙다. 프리미어12에서 워낙 강한 인상을 남긴 정근우였기 때문에 나바로를 위협할 수 있는 분위기다. 정근우가 골든글러브에서 얼마나 많은 표를 얻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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