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왔으니 잡아야죠."
찬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던 지난 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김종우(22, 수원FC)의 표정엔 만감이 교차했다. 소속팀 수원은 이날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서 부산 아이파크를 1-0으로 꺾고 기선을 제압했다. 수원은 오는 5일 부산 구덕운동장서 열리는 2차전서 2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을 경우 승격의 꿈을 이루게 된다.
김종우는 "1차전 승리로 분위기가 확실히 좋아졌고, 자신감도 올라왔다"면서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경기력에서 우리가 더 우세했다. 원정 가서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재웅이 형과 시시가 등 경험 있는 선수들이 팀에 오면서 믿음이 생기고 단결력도 좋아진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종우는 수원 삼성 산하 메탄고 출신으로 올해 수원FC로 임대를 떠났다. 챌린지 32경기에 출전해 4골 9도움을 기록하며 수원의 돌풍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김종우는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별 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후반 9분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김종우는 "내 경기력에 많이 실망했다"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부산에서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김종우는 이날 경기 전엔 뜻밖의 소식도 전해들었다. 부상 낙마한 올림픽 대표팀의 에이스 권창훈(수원)의 대체자로 오는 7일부터 15일까지 서귀포에서 1차 훈련을 진행하는 신태용호에 승선한 것이다.
김종우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항상 목표를 올림픽 대표팀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기회가 안와 실망스러웠다. 이번에 기회가 왔으니 잡아야 한다"고 눈빛을 번쩍였다.
김종우의 1차 목표는 17일부터 25일까지 울산에서 진행되는 2차 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아 지금보다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서 서귀포로 가야 한다"는 김종우는 "훌륭한 선수들과 발을 맞춰서 하다 보면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김종우가 승격과 올림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dolyng@osen.co.kr
[사진] 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