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계약 FA 2인, 높아지는 한파 가능성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04 06: 21

대형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은 따뜻한 돈방석 위에 앉았다. 그러나 아직 추운 날씨를 실감하는 선수들도 있다. 실질적 미계약자인 ‘최후의 2인’ 이야기다. 박재상(33)과 고영민(31)이 아직 계약 소식을 전하지 못함에 따라 한파를 맞이할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총 22명의 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나온 이번 2016년 FA 시장은 3일까지 총 18명의 선수들이 원 소속팀과 계약하거나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박석민(NC)이 4년 최대 96억 원에 계약하며 역대 최고액을 썼고, 정우람(한화)은 4년 총액 84억 원의 계약으로 불펜투수 최고액을 갈아치웠다. 18명의 선수 중 13명의 선수들이 총액 30억 원 이상의 금액에 계약하며 비교적 좋은 대우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아직 계약에 이르지 못한 선수가 4명이 있다. 이 중 김현수는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타진 중이고 오재원은 기초군사훈련 관계상 아직 협상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미계약자는 사실상 2명이다. 박재상과 고영민이다. 두 선수는 원소속구단 우선협상기간 중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집을 떠나니 더 춥다. 막상 두 선수를 부르는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한때 리그 정상급 선수 대우를 받던 역전의 베테랑들이다. 박재상은 2009년 133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15홈런, 81타점, 33도루를 기록하는 등 SK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지대한 공을 세운 외야수였다. 공·수·주 3박자를 갖췄다는 호평을 받았다. 고영민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을 정도로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다. 리그 최고의 넓은 수비 범위와 빠른 발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해 뚜렷한 내리막을 걸었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두 선수를 필요로 할 법한 팀은 있을 수 있다. 고영민은 올 시즌 41경기에서 타율 3할2푼8리와 OPS(출루율+장타율) 0.881을 기록했다. 아직 만 31세의 나이에 1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다. 박재상은 여전히 뛰어난 수비 능력을 자랑한다. 올 시즌 타율은 2할4푼8리에 그쳤으나 7개의 홈런을 쳤다. 좀 더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보상선수 규정이 관건이다. ‘21번째 선수’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매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규정이 당장 바뀔 수는 없는 노릇이다. 두 선수는 5일까지 원소속구단을 제외한 모든 구단과 협상을 가질 수 있다. 6일부터는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신분이 된다. 하지만 지난해 나주환 이재영의 사례에서 보듯, 5일까지 타 구단의 연락이 없다면 사실상 이적 가능성은 크게 떨어진다. 은퇴를 불사하지 않는 이상 급해지는 것은 선수들이다. 결국 원소속팀과 울며 겨자 먹기로 도장을 찍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두 선수에 대한 원소속구단의 평가는 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의 공헌도를 평가한 약간의 계약금을 제외하면 사실상 연봉 협상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온다. 계약기간도 2년을 넘기지 않았다. 여기에 유턴 선수들은 더 한파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협상에서 칼자루를 쥐게 된 구단이 첫 제시액보다 낮은 금액을 불러도 마땅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유턴한 나주환 이재영은 크게 깎인 금액에 도장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 부익부 빈익빈이 더 극심해지고 있는 FA 시장의 단면이다. 남은 시간은 이틀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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