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행보’를 보인 서울 이랜드 FC의 창단 첫 시즌은 아쉽게 클래식 승격으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서울 이랜드 FC는 지난 달 25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준플레이오프서 수원 FC와 3-3으로 비겼다. 연장전과 승부차기 없는 준플레이오프서 무승부가 발생하면 정규리그 상위팀이 플레이오프에 간다. 3위 수원이 4위 서울 이랜드를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수원은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서 부산 아이파크를 1-0으로 물리치고 승격 가능성을 높였다.
목표였던 승격은 이루지 못했지만 서울 이랜드의 수확은 크다. 그 중 하나가 공격수 주민규(25, 서울 이랜드)의 재발견이다.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주민규는 챌린지 40경기서 무려 23골, 7도움을 터트려 득점 2위에 올랐다. 아쉽게 득점왕은 조나탄(26골, 대구)에게 내줬지만 빛나는 활약이었다. 주민규는 팀 동료 김재성, 조원희와 함께 챌린지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주민규를 만나 서울 이랜드의 올 시즌에 대해 돌아봤다.

▲ 준플레이오프 탈락이 아쉬웠을 것 같은데?
“선수들도 나도 많은 준비를 했어요. 승격을 목표로 했죠. 떨어진다는 생각은 한 적도 없어요. 그렇게 떨어져서 선수들이 많이 다운됐죠. 형들이 회식자리도 갖고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지금은 좋아졌어요”
준플레이오프서 주민규는 선발로 뛰지 못하고 후보명단에 있었다. 마틴 레니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경기서 팀내 최다득점 주민규를 후반 15분에 교체로 투입했다. 세 골씩 주고받은 공방전에서 주민규는 골을 넣지 못했다.
▲ 비도 오고 골이 많이 났는데 지켜보는 기분은 어땠어요?
“계속 마음을 졸이면서 봤다. 대기명단에서 한 골 먹고 넣고 엎치락뒤치락하니 심장이 쫄깃했다. 경기는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쉽게 우리가 4위를 해서 비겨서 떨어졌다. 경기력이 못해서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로 못 뛰었는데 섭섭하지 않았어요?
“솔직히 안 섭섭하면 거짓말이죠. 선수라면 선발로 중요한 경기 나가고 싶은데. 감독님 권한이고 내가 토를 달면 안 되죠. 받아들였죠. 주어진 시간만큼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이 믿어주셔서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해요. 신경 쓰지 않아요”

▲ 2015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신생팀으로 창단해서 참 많은 일이 있었잖아요?
“전반기 때 정말 꿈같은 일만 있었다면 후반기에는 악몽 같은 일만 있었죠.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그런 시기에 동료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워낙 잘 잡아주셨어요. 힘들 때나 좋았을 때나 다 좋았어요. 정말 꿈같은 한 해였죠”
▲ 23골로 챌린지 득점 2위를 차지했는데, 득점왕 아쉽지 않아요?
“득점왕은 물론 아쉽죠. 내년에 더 준비를 해야 되겠죠. 더 노력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 그래도 팬들에게 ‘주민규’라는 이름 석자는 확실히 알렸잖아요.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도 있어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정말 좋아요. 부모님이 워낙 좋아하세요. 더 열심히 하면 더 제 이름을 날릴 수 있겠죠. 대표팀까지 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동기부여가 됐죠. 올해 좋은 경험이 됐어요”
▲ 신생팀 서울 이랜드가 단시간에 팬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가변좌석이나 유니폼 등 파격적인 마케팅도 이슈가 됐어요.
“이랜드여서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구단이었다면 운동장이며 팬들, 미디어까지 다 가능하지 않았을 거예요. 항상 구단에 감사하죠”
▲ 다음 시즌에는 승격해야죠?
“그럼요. 승격으로 가야죠.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죠. 승격해서 제가 어떤 선수인지 더 보여주고 싶죠”
▲ 파주에서 국가대표팀과 연습게임했던 장면이 생각나요. 그 때 민규 씨가 첫 골을 넣었는데 오프사이드로 무효가 됐잖아요?
“다시 봤는데 오프사이드가 아니었어요. 아니라고 했는데 대표팀을 위한 경기였으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 그래도 그 때 슈틸리케 감독님이 좋게 보시지 않았을까요? 대표팀 상비군에서 뽑아주고
“열심히 노력하고 좋은 성적을 내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고 생각해요. ‘꼭 가야돼’ 이게 아니라 착실히 노력하고 준비하면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 벌써 12월이네요. 크리스마스 계획은 어떤가요?
“여행을 갈 것 같아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는데, 가족들과 여행가고 싶어요. 가족여행을 한 번도 안 가봤어요. 비행기타고 제주도라도 가보고 싶어요. 여자친구와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