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박병호, 국제시장 역사에 이름 남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04 06: 23

KBO 리그 역사상 전무했던 연속 시즌 50홈런 이상의 기록을 남긴 박병호(29, 미네소타)가 ‘신인’으로서 새로운 출발점에 선다. 메이저리그(MLB) 국제시장 스카우트 성공 역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독점 협상권을 따낸 미네소타와 4+1년 총액 1800만 달러(약 210억 원)에 계약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MLB 진출이라는 꿈을 이뤘으며 이제 쟁쟁한 경쟁자들과의 본격적인 승부에 들어갔다.
MLB에서는 박병호가 국제시장 스카우트의 또 다른 성공작이 될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시장에서 쿠바·일본·한국 선수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MLB 공식 홈페이지의 전문 사이트인 ‘스포츠온어스’ 또한 4일 박병호의 계약 소식을 알리며 “미네소타는 박병호가 국제 시장 FA 선수들이 MLB에 즉시 영향을 미친 최근 사례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기대치를 표현했다.

가장 큰 성공은 역시 2001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한 스즈키 이치로(현 마이애미)였다. 이치로는 MLB 데뷔 첫 해인 2001년 타율 3할5푼, 242안타, 56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신인왕과 MVP를 모두 거머쥔 선수는 1975년 보스턴의 프레드 린,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여기에 이치로는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까지 따냈다. MLB를 경악시킨 활약으로 회자된다. 당시 이치로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무려 7.7이었다. 국제시장 최고의 성공 사례로 뽑힌다.
2위는 201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36홈런과 107타점을 기록한 호세 아브레유다. 아브레유는 35홈런 이상, 35 2루타 이상을 친 역대 세 번째 신인 선수로 기록됐으며 WAR은 5.5였다. 3위는 2013년 화제의 중심에 섰던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로 104경기에서 타율 3할1푼9리, 출루율 3할9푼1리, 장타율 0.534, 19홈런,11도루를 기록했다. 적은 경기에서 4.9의 WAR을 기록한 푸이그는 신인왕 투표에서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4위는 올해 또 한 번의 신드롬을 일으킨 강정호(피츠버그)다. 강정호는 숱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2015년 타율 2할8푼7리, 15홈런의 뛰어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후반기에는 타율 3할1푼, 출루율 3할6푼4리, 장타율 0.548, 11홈런을 기록하며 9월 올해의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강정호의 WAR은 4.0이었다. 5위는 2012년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로 타율 2할9푼2리, 23홈런, 82타점, 16도루를 기록해 4년 3200만 달러의 계약이 아깝지 않음을 증명했다.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일단 지명타자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1루에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조 마우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1루 수비에 나설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계획대로 간다면 WAR 축적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어쨌든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발휘한다면 적응기를 비롯한 상황과 연봉 구조 등을 감안했을 때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 MLB 신인들 중 20홈런 이상을 치는 선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박병호에게 기대가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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