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에 성공한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29)가 kt 위즈에서 ‘제 2의 크리스 옥스프링’이 될 수 있을까.
kt는 지난해 1군 진입을 앞두고 일찌감치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 2014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던 앤대 시스코, 그리고 필 어윈과의 계약을 확정했다. 그 후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놓고 고심했다. 외국인 시장에서 마땅한 선수가 없었고, 결국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한 옥스프링과 계약하며 외인 구성을 완료했다. 처음 KBO 리그 1군 무대에서 뒤는 3명의 선수와 경험자 옥스프링의 조화였다.
옥스프링은 2014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고 32경기서 10승 8패 평균자책점 4.20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지난 2008시즌(LG), 2013시즌에 이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이미 4년을 뛰었던 옥스프링이기에 경험은 충분했다. 하지만 나이가 걸림돌이었고, 롯데는 더 강력한 외인 투수를 원하면서 옥스프링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하지만 kt는 옥스프링의 경험에 주목했다. 당시 kt는 “기량 면에서 이닝 소화 능력이 우수해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젊은 투수로 구성된 kt였기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했다. 그리고 옥스프링은 kt의 기대에 부응했다. 올 시즌 31경기서 12승 10패 평균자책점 4.48의 기록. 초대 에이스 임무를 해내며 또 다시 10승 이상을 거뒀다. 그러나 kt 역시 다음 시즌 더 강력한 에이스가 필요했다. 내년이면 마흔이 되는 나이도 걱정거리였다.
그리고 kt는 기존 외인 타자 마르테와 재계약, 새 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과 계약했다. 이후 지난 2일에는 SK에서 뛰었던 밴와트를 영입하면서 외인 퍼즐을 하나씩 맞춰갔다. 눈에 띄는 건 밴와트 역시 옥스프링과 마찬가지로 재취업이라는 점이다. 밴와트는 2014시즌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SK에 입단, 11경기서 9승 1패 평균자책점 3.11로 활약했다. 11경기서 무려 9승을 쓸어담으며 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SK의 재계약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밴와트는 올 시즌 초 고전했지만 점차 제 페이스를 찾았다. 그러나 두 번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7월 1일 kt전에선 오정복의 타구에 손목 위쪽 부분을 맞았다. 결국 골절상을 입으며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밴와트는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SK는 이미 메릴 켈리, 크리스 세든과 재계약했다. 하지만 밴와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열망을 내비쳤다. 그리고 kt 스카우트에 직접 연락하는 적극성을 띄었고, 테스트 끝에 kt와의 계약에 성공했다.
밴와트의 투구를 지켜본 kt 코칭스태프는 합격 판정을 내렸다. kt 관계자는 실력뿐만 아니라 밴와트의 적극성과 인성을 높게 평가했다. 또한 KBO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밴와트는 이미 2시즌을 거쳐 활약하며 충분히 검증을 받았다. 올 시즌 역시 두 차례의 부상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제 몫을 해줬을 것이다. 결국 kt는 다음 시즌에서도 한국 경험이 있는 투수를 보유하게 됐다. 밴와트가 올 시즌 옥스프링이 해줬던 임무를 해낸다면 kt로선 대성공이다. 물론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한 만큼 그 이상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을 터. 밴와트가 2016시즌 kt의 효자 투수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krsumin@osen.co.kr
[사진] 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