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FA들의 이동과 함께 보상선수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올해 FA 시장에서 정상호(SK→LG) 윤길현(SK→롯데) 손승락(넥센→롯데) 유한준(넥센→kt) 박석민(삼성→NC) 정우람(SK→한화) 심수창(롯데→한화) 등 7명의 선수들이 팀을 옮긴 가운데 신생팀 혜택을 받은 kt를 제외한 나머지 영입 선수들의 팀은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를 내줘야만 한다.
보상선수 선택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가장 먼저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선수. 빠져나간 선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가장 쓸 만한 선수를 뽑는 것이다. 반면 당장 즉시 전력이 되지 않더라도 미래를 보고 유망주를 택하는 방법도 있다. 이 방법이 최근에는 추세가 되고 있는 분위기다.

즉시 전력으로 가장 성공한 보상선수는 문동환을 첫 손가락에 꼽을 만하다. 2003년 말 정수근의 보상선수로 롯데에서 두산으로 넘어간 뒤 곧바로 채상병과 맞트레이드돼 한화로 이적한 문동환은 2005년 10승, 2006년 16승을 올리며 주축 선발 역할을 했다. 지명 당시 문동환의 나이는 만 31세다.
그러나 가장 최근에는 롯데가 즉시 전력 베테랑을 보상선수로 지명했다 낭패를 봤다. 지난해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두산에서 정재훈을 뽑아왔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만 35세에 처음 팀을 옮긴 정재훈은 롯데에서 1군 10경기 평균자책점 7.11에 그쳤다. 결국 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으로 복귀했다.
유망주 선택은 대체로 성공 케이스가 많다. 2008년 말 두산은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롯데에서 만 23세 내야수 이원석을 뽑았다. 지명 당시만 해도 잠재력을 깨지 못한 상태였던 이원석이었지만 두산 이적 후 주전급 3루수로 도약했다. FA 이적 선수와 보상선수가 모두 '윈윈'하며 웃은 케이스로 남아있다.
2011년 말 조인성·이택근·송신영 등 3명의 FA들을 한꺼번에 떠나보낸 LG는 각각 임정우·윤지웅·나성용으로 2년차 이하의 젊은 선수들만 지명했다. 당시 LG를 이끌었던 김기태 감독이 리빌딩을 추진하면서 미래를 내다본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임정우와 윤지웅은 LG 마운드의 미래이자 현재도 1군 주축이다.
물론 초창기 이상목의 보상선수였던 한화 신종길, 박종호의 보상선수였던 현대 노병오, 박진만의 보상선수였던 현대 이정호, 박재홍의 보상선수였던 한화 노병오, 박명환의 보상선수였던 신재웅, 이승호의 보상선수였던 SK 허준혁 등은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하거나 다른 팀으로 이적한 뒤에야 빛을 봤다.
기존 주축 선수를 잃었지만 보상선수를 어떻게 지명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다. 팀이 설정한 방향에 적합한 보상선수를 뽑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waw@osen.co.kr
[사진] 문동환-정재훈-이원석-임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