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좌절 이겨낼 손아섭, 내년 걱정 안 한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2.05 06: 16

6일(이하 한국시간)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황재균(28,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팅 결과가 나오는 날이다. 황재균에 대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포스팅은 6일 오전 7시에 공식 마감되고, 최고액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거쳐 KBO에 곧바로 통보된다.
올해 KBO 리그 선수의 첫 포스팅 테이프를 끊은 건 박병호(미네소타)였다. 1285만 달러의 입찰액을 기록, 원 소속팀이었던 넥센 히어로즈는 곧바로 이를 받아들였다. 박병호는 4년 총액 1200만 달러의 연봉협상을 마치고 4일 미네소타 구단이 개최한 입단 기자회견까지 소화했다.
두 번째 주자는 롯데 외야수 손아섭이었다. 현역 타율 3할2푼3리로 1위를 기록 중인 손아섭이지만, 포스팅 결과 그 어떤 구단도 응찰하지 않았다. 충격적인 결과를 손아섭은 훈련소에서 접했고, 이 소식을 전한 구단 직원에게 담담하게 “알겠습니다.”라는 말을 했다.

손아섭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아 제32보병사단에서 4주 기초 군사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5일은 2주 차 마지막 날이다. 손아섭의 지인에 따르면 이제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밝게 훈련소 생활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인은 “포스팅 소식을 만약 밖에서 접했으면 이겨내기 더 어려웠을 텐데, 오히려 훈련소에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다 보니 마음은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내년 시즌이다. 올해 7년을 채우며 포스팅 자격을 얻었던 손아섭은 이제 2년을 더 뛰어야 FA 신분이 된다. 아직 메이저리그 재도전 여부를 정하지 않았지만, 좌절이 곧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조원우 감독도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만날 손아섭을 염두에 두고 있다. 조 감독은 감독 취임식 때 손아섭을 만났을 뿐 이후 다시 길게 이야기를 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취임식 당시 조 감독은 포스팅을 요청한 손아섭과 황재균을 둘 다 불러 포스팅 결과와 관계없이 절대 동료끼리 의가 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농담 삼아 “둘이 서로 안아줘라”고 했는데, 손아섭과 황재균은 쭈뼛거리며 눈치만 봤다고 한다.
조 감독은 “이제 아섭이가 팀에 합류하면 잘 보듬어 줘야한다. 내년에 동기부여를 해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유도하는 게 내 일”이라면서도 “굳이 내가 아섭이한테 따로 이야기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워낙 알아서 잘 하는 선수니 이번 일도 잘 이겨내고, 또 좋은 결과도 낼 것이라고 본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조 감독에게 손아섭은 특별한 제자다. 롯데 외야 수비코치로 있었던 2011년, 수비에서 많은 부분을 봐주면서 손아섭의 수비 기량 향상을 도왔다. 손아섭도 조 감독에게 감사인사를 하기도 했다. 최근에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자 조 감독은 부끄럽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내가 한 게 뭐 있겠는가. 워낙 손아섭은 좋은 선수고, 수비도 원래 괜찮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 감독은 아픔을 겪었던 손아섭에게 다시 한 번 신뢰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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