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민병헌 "현수는 미국, 난 한국에서 잘 했으면"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2.05 10: 18

민병헌(28, 두산 베어스)이 자신의 무기였던 스피드를 다시 장착하겠다는 다짐을 꺼냈다. 입단 동기인 김현수(27)와 함께 선전하겠다는 생각도 드러냈다.
최근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면서 두산은 걱정이 많다. 김현수가 떠날 경우 민병헌은 3번 타순에 고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 1번으로 시작해 3번으로 시즌을 마친 그가 다시 1번으로 돌아간다면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진다. 1번을 맡을 수 있는 정수빈, 허경민 등이 있는 만큼 김현수가 없는 타선에서는 민병헌이 3번 타순을 책임질 확률이 높다.
지난 4일 구단이 주최한 어린이 야구교실 행사가 열렸던 서울 영일초등학교에서 만난 민병헌은 타순에 대한 질문에 "3번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한 뒤 "다음 시즌에는 아프지 않고 도루도 많이 하고 싶다. 지금부터 준비해서 스프링캠프에서는 아프지 않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신의 장기였던 도루 능력을 되찾겠다는 것을 강조했다.

2013년 27개였던 그의 도루 수는 2014년 16개, 올해 7개로 줄었는데, 주루 플레이만큼은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이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올해는 도루 시도조차 많이 하지 못했는데, 통증이 줄어들면 20개 이상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것은 물론 성공률도 올릴 수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최근에 아프다는 핑계로 러닝을 많이 하지 못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게 되면서 유연성도 부족했다. 이번에는 요가나 필라테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트레칭을 많이 해서 유연성을 갖추고 싶다"라고 이어 설명했다. 허리나 햄스트링 등의 통증을 줄일 방법에 대해서는 "연습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타격에서는 크게 보완할 부분은 없다. 이미 3년 연속 3할 타율을 넘겼고,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2년 연속으로 12홈런을 날려 두 자릿수 홈런을 넘겼다. 2년 연속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됐을 정도로 검증된 타자다. 민병헌은 "포스트시즌은 솔직히 부담이 조금 있었다. 중요한 타석도 많았고, 감독님 주문도 많았다"면서도 "반면에 프리미어12는 부담이 조금 덜했고, 아시안게임을 해본 뒤라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두산이 정상에 올라 2016 시즌에는 다른 팀들의 견제도 한층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병헌 역시 "이제 지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담이 커졌다. 다른 팀들도 우리를 잡으러 올 것이다. 우리는 빠져나가는 선수도 있으니 더 잘해야 한다"라는 말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김현수와는 이미 많은 대화를 나눴다. "현수와는 많이 얘기했다. 잘 될 것 같다. 이왕이면 잘 해서 많은 국민들의 응원을 받았으면 좋겠다. 현수는 미국에서, 나는 한국에서 잘 했으면 좋겠다"며 민병헌은 앞으로 위치가 달라지더라도 각자 속한 곳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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