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젊은 투수 지키기에 성공할 것인가.
LG 트윈스가 지난 4일 SK 와이번스에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전달했다. 이제 SK는 오는 7일까지 LG가 작성한 보호선수 20인 외에 선수 한 명을 지명한다. 보호선수 없이 정상호 연봉의 3배(6억9000만원)를 받을 수도 있지만, 이러한 일이 벌어질 확률은 낮다.
SK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정상호 뿐이 아닌, 정우람과 윤길현도 잃었다.정우람은 한화로, 윤길현은 롯데로 떠났다. 주전포수와 셋업맨, 그리고 마무리투수가 사라진 만큼, 보상선수 영입을 통한 전력 유지에 초점을 맞출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SK는 LG의 보상선수를 기대하고 있다. LG 롯데 한화를 대상으로 20인 보호명단 작성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LG 선수층이 가장 두텁다는 결론을 얻었다. 실제로 LG에는 1군으로 올라서고 있는 20대 선수들이 전포지션에 고르게 포진된 상태다. 육성을 통한 세대교체를 노리는 SK로선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주목할 부분은 역시 LG의 보호명단이다. 일단 LG의 보호명단 작성은 끝났다. 20인 안으로 주축선수들을 묶을 수는 있지만, 유망주까지 지키기는 힘들다. 결국 야수 유망주와 투수 유망주 중 한 쪽은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 SK의 현재 전력 역시 감안, SK가 느끼는 가장 절실한 포지션이 어디인지 감안해 20인 보호명단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LG는 최근 몇 년 동안 수차례 이와 비슷한 작업을 해왔다. 2012년 겨울 NC 특별지명에 의해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작성했고, 곧이어 정현욱과 FA 계약을 체결해 20인 보호명단을 다시 만들었다. 2014년 겨울에는 kt 특별지명으로 또 20인 보호명단을 짰다. 덧붙여 2차 드래프트로 인해 2011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세 차례나 40인 보호명단도 작성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젊은 투수 지키기에 성공해왔다. NC 특별지명에서 김태군, 정현욱 보상선수로는 이승우, kt 특별지명에서 배병옥이 팀을 떠나게 됐다. 세 번의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총 12명의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했으나, 이중 투수는 5명에 불가했다. 보호명단에 들지 못해 LG를 떠난 투수 중 반전의 주인공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태군과 배병옥의 경우에서 보이듯, 야수진에서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꼭 지켜야한다고 판단했던 투수들은 모두 묶었다. 그러면서 LG는 2013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3년 동안 팀 평균자책점 부문 상위권에 자리했다.
흥미롭게도 SK는 이번 FA 이적으로 마운드 보강이 절실해졌다. 불펜 필승조에 박희수가 건재하지만, 정우람과 윤길현을 대체할 불펜투수를 찾는 게 2016시즌의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다. LG의 보호명단을 받은 SK가 예상대로 투수 보강에 성공할지, 아니면 원했던 투수가 묶여서 LG의 야수를 선택할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