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37, LA 레이커스)가 꼽은 최고의 수비수는 누굴까.
최근 은퇴를 선언한 브라이언트는 4일(한국시간) 미국 TNT방송에서 어니 존슨과 일대일로 대담을 나눴다. 그는 은퇴를 앞둔 솔직한 심경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고의 코비 스토퍼는 누구였나?’는 질문이 나왔다. 브라이언트는 “개인적으로 토니 앨런을 꼽고 싶다. 항상 붙을 때마다 힘들었다. 브루스 보웬도 최고의 수비수였다. 라자 벨도 정말 수비를 잘한다”고 꼽았다. 정작 ‘코비 스토퍼’를 자청하며 신조어까지 만들었던 루빈 패터슨은 안중에 없었다.

가장 경쟁심이 강했던 상대로는 마이클 조던과 앨런 아이버슨을 꼽았다. 브라이언트는 “조던의 경쟁심이 얼마나 강한지는 상상도 못할 것이다. 아이버슨은 자기가 이길 때까지 끊임없이 도전하는 선수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브라이언트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3명으로 마이클 조던, 빌 러셀, 제리 웨스트를 거론했다. 브라이언트는 “조던, 러셀, 웨스트에게 감사하다. 그들의 엄청난 정신력을 닮고자 했다. 나에게도 매우 잘해줬다”고 밝혔다.
실제로 브라이언트는 은퇴를 결심하기 전 마이클 조던에게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리 웨스트는 가장 먼저 브라이언트의 재능을 알아보고 신인이었던 그를 트레이드해온 인물이다. 빌 러셀은 샤킬 오닐과 결별한 브라이언트가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37세의 브라이언트가 18세의 자기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도 물었다. 브라이언트는 “농구 전술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균형이 중요하다.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 우승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초창기 브라이언트는 코트 바깥에서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는 ‘외톨이’로 유명했다. 샤킬 오닐과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브라이언트는 “지금 상태로 과거로 돌아간다면 더 원만한 리더십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오닐과도 더 많은 이야기를 하며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많이 성숙해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실수에서 발전을 한다”며 반성하기도 했다.
5회의 우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은 2010년이었다. 브라이언트는 2000-2002년 레이커스의 3연패에 기여했다. 하지만 3년 연속 파이널 MVP를 수상한 샤킬 오닐의 빛에 가렸다. 2인자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브라이언트는 2009년 올랜도 매직을 꺾고 우승하며 비로소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브라이언트는 “2008년 파이널에서 보스턴에게 패했다. 보스턴은 세 명의 명예의 전당후보(케빈 가넷, 폴 피어스, 레이 앨런)가 뛰는 팀이었다. 그런 셀틱스와 다시 붙어서 이겼다. 손가락도 부러져서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어니 존슨은 “은퇴 후 TNT 해설진에 합류할 생각은 없냐? 오닐과 함께 하면 얼마나 재미있겠냐?”며 은근슬쩍 제의를 했다. 브라이언트는 “아니다. 난 바클리처럼 입담이 좋지 않다. 선수에서 해설자로 데뷔해 그렇게 성공한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도 만약에 해설을 한다면 내게 60% 수익을 달라”며 농담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코비를 수비하는 토니 앨런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