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이적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였던 잭 그레인키(32)의 행선지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였다. 그레인키는 전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가 세웠던 역대 신기록을 뛰어넘으며 사막으로 향한다.
FOX스포츠를 비롯한 미 언론들은 5일(이하 한국시간) “그레인키가 애리조나와 6년 2억650만 달러 가량에 합의했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언론에도 보도한 첫 발표액(6년 1억9500만 달러)를 뛰어 넘은 액수다. 아직 공식 발표가 나지는 않았으나 그레인키는 데이빗 프라이스(보스턴, 7년 2억1700만 달러 추정)에 이어 두 번째 대형 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옵트 아웃 조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억1000만 달러를 14년에 나눠 받기로 한 맥스 슈어저(워싱턴)의 사례처럼 지급 유예 조항은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CBS스포츠에 따르면 6년 계약이 끝난 뒤 6000만 달러를 5년에 걸쳐 나눠 받는다. 이 경우 11년 2억650만 달러가 되는 셈이다.
2억 달러가 넘는 프라이스의 계약 금액이 그레인키의 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보도대로라면 올해 만 32세인 그레인키는 앞으로 연 평균 약 3440만 달러를 받는다. 이는 클레이튼 커쇼가 세웠던 투수 연 평균 최고 금액(3070만 달러)와 프라이스(3100만 달러, 추정치)를 넘는 신기록이다. 지급 유예 조항이 현재 가치를 얼마나 떨어뜨릴 수는 알 수 없으나 표면적 역대 최고액은 가능해 보인다.

2004년 캔자스시티에서 MLB에 데뷔한 그레인키는 올해까지 364경기에서 142승93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 중인 특급 투수다. 2009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3년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6년 1억47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맺은 그레인키는 3년째 계약이 끝나는 올 시즌 후 옵트아웃(잔여연봉을 포기하고 FA권리를 취득)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이 있었다. 그리고 올 시즌 19승3패 평균자책점 1.66의 놀라운 성적을 거둔 그레인키는 예상대로 옵트아웃을 선언했다.
결국 남은 3년 7100만 달러보다 더 큰 계약은 물론, 역대 연평균 투수 최고액을 갈아치우며 MLB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원 소속팀 LA 다저스도 5년 연 평균 3100만 달러, 즉 5년 1억5500만 달러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보이나 결국 애리조나의 물량공세를 당해내지 못했다.
올 시즌 79승83패를 기록해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리그 3위에 그친 애리조나는 다저스-샌프란시스코 영입전 구도에 뛰어 들어 과감한 베팅으로 그레인키를 품에 안았다. 캘리포니아에 비해 주세가 훨씬 낮은 애리조나라는 점에서 그레인키의 실수령액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레인키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품에 안은 애리조나는 향후 추가 선발 투수 보강 가능성도 있어 내년 서부지구 판도에 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