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받은 SK, 보상선수 지명 장고 돌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05 13: 00

프리에이전트(FA) 전력 유출의 직격탄을 맞은 SK가 이제는 보상선수 지명을 놓고 고민에 들어갔다. 예상보다는 지명할 만한 선수가 많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SK는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SK는 5일 LG와 롯데로부터 20인 보호선수 외 명단을 받았다. LG는 포수 정상호(4년 총액 32억 원), 롯데는 우완 불펜 요원인 윤길현(4년 총액 38억 원)과 각각 계약하며 SK의 속을 쓰리게 했다. 이에 두 팀은 FA 규약에 따라 보상선수 명단을 SK에 제시했다. 1일 FA 공시를 한 두 팀은 마지막까지 고민을 한 끝에 기한을 거의 다 채워 SK에 팩스를 보냈다. 이제 고민 노트는 SK로 넘어왔다.
SK는 이적 선수 연봉의 200%+보상선수 1명, 혹은 연봉의 300%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돈으로 전체를 받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예상이었다. 실제 SK는 모두 보상선수를 지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두 선수가 이적한 후 LG와 롯데의 예상 20인 명단을 짜며 분주하게 움직였던 SK는 명단을 받은 직후 회의를 거듭하며 최선의 선택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LG와 롯데로부터 차례로 보상선수 명단을 받은 SK는 5일 오후 코칭스태프가 모여 명단을 열람하고 전략을 짰다. 코칭스태프의 의견은 어느 정도 취합된 것으로 알려졌다. 6일에는 프런트 조직이 모여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한다. 당초 최근 ‘육성’으로 기조를 잡고 있는 SK는 젊은 유망주 지명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당장 전력에 타격을 받은 현장의 상황을 배려해 즉시 전력감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 구단 내부의 분위기다. 혹은 ‘유망주 하나, 즉시 전력감 하나’처럼 반을 나누는 타협점을 택할 수도 있다.
LG의 명단은 기존 SK의 예상과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역시 유망주를 대거 묶다보니 아무래도 야수 쪽의 유망주가 많이 나왔다. LG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베테랑 선수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와 별개로 SK는 LG 쪽에서 야수 유망주를 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롯데 쪽의 명단까지 모두 고려를 해야겠지만 예상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는 선수가 지명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롯데로부터 받을 보상선수다. 롯데는 당초 투수들을 많이 묶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SK는 “우리의 예상보다는 투수가 많지 않았다”라는 평가다. 묶일 줄 알았던 몇몇 투수가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나이는 많지만 2년 정도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에서 어떤 선수를 지명하느냐는 LG 보상선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SK는 기본적으로 7일 보상선수 2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1명 정도는 좀 더 일찍 발표가 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어쨌든 명단 자체는 우려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제 SK의 선택이 남았다. 전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그 선택은 반드시 현명해야 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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