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과 강등의 희비가 엇갈리는 동안 팬들의 행동도 분명히 반대였다.
조덕제 감독이 이끄는 수원FC는 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부산 아이파크와 경기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1차전 전적 포함 2승을 챙긴 수원은 K리그 클래식 승격에 성공하며 다음 시즌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수원팬들은 대대적으로 구덕운동장에 운집했다. 이날 수원은 원정 단관 버스와 식사까지 패키지 상품으로 준비해 승격의 기쁨을 누리자고 강조했다.
그 결과 21대의 버스에 900여명의 관중이 부산을 찾았다. 이들은 '가자 클래식으로', '로드 투 클래식', '수원 FC가 간다. K리그 클래식 기다려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경기 시작 약 30분 전부터 내걸면서 승격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관중들의 응원은 대단했다. 수원 홈 구장의 평균관중 만큼 부산을 찾았기 때문에 열띤 응원이 펼쳐졌다.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선수들도 2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자축했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팬들은 함께 울고 웃었다. 조덕제 감독을 비롯한 수원 선수들의 고개를 숙이며 고마움을 나타내자 팬들은 환호와 박수로 함께 기뻐했다.
반면 부산 응원단은 초라했다. 중앙석을 기준으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많았다. 하지만 서포터스석에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인원이 모여있었다.
설상가상 중앙석과 서포터스석의 응원도 호흡이 맞지 않았다.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불협화음은 어쩔 수 없었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더 엉망이었다. 부산 서포터스들은 "이따위로 축구하려면 아이파크 나가XXX!"라는 자조섞인 응원가를 불렀고 팬들은 고함을 치면서 물병을 그라운드로 던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해 귀빈들이 그라운드를 내려가는 동안에도 욕설과 야유는 계속됐다.

한 관중은 "부산이 비록 강등됐지만 끝까지 응원을 보내는 것이 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비록 오늘은 졌지만 앞으로 더 응원할 것"이라며 관중문화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물론 경기를 마치고 구장을 빠져나가는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구단 버스를 향해서는 여전히 "나가 XXX!"를 외치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부산=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