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 시장 최대어 중 하나였던 잭 그레인키(32)가 MLB 역사에 남을 대형 계약을 마무리했다. 행선지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도 아닌 애리조나와 피닉스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찍혀 있었다. 대형 계약인 만큼 계약서 내부도 복잡하다.
FOX스포츠, CBS스포츠 등 미 언론들은 5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와 그레인키가 6년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첫 보도 당시에는 1억9600만 달러의 계약이라는 예상이 나왔으나 현재는 2억650만 달러의 계약이라는 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레인키는 신체검사를 통과하면 계약을 최종 확정짓는다. 이는 5일 공식 발표된 데이빗 프라이스(보스턴)의 7년 2억1700만 달러(추정)에 이은 올해 두 번째 2억 달러 이상 계약이다.
LA 다저스와 남은 3년간 7100만 달러의 연봉을 과감히 포기하고 나온 그레인키였다. 자신감은 틀리지 않았다. 올해 32경기에서 19승3패 평균자책점 1.66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한 그레인키의 시장 가치는 완전히 폭등했다. 게다가 가장 큰 비교대상이었던 프라이스가 최근 2억 달러 이상의 계약에 합의하면서 반사이익도 받았다. 원 소속팀 다저스는 5년간 1억5500만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애리조나의 통 큰 베팅에 두 손을 들었다.

이런 그레인키의 계약은 연 평균 약 3440만 달러 수준이다. 이는 전 팀 동료이자 리그 최고 투수로 평가되는 클레이튼 커쇼(7년 2억1500만 달러, 연 평균 3075만 달러)의 기록을 가뿐히 뛰어 넘는다. 프라이스의 계약(연 평균 3100만 달러)보다도 더 높고, 올해 시장 돌입 전 최고액이었던 미겔 카브레라(8년 2억4800만 달러, 연 평균 3100만 달러)의 금액도 상회한다.
다만 2억650만 달러 중 6000만 달러는 지불 유예 조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온전한 가치 산정은 좀 더 복잡하다. 그레인키는 앞으로 6년간 1억4650만 달러를 받는다. 그리고 그 후 현역 생활을 지속하든 그렇지 않든 애리조나로부터 5년간 6000만 달러를 추가 수령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맥스 슈어저 또한 워싱턴과 7년 2억1000만 달러에 계약했으나 지불유예 방식을 통해 2억1000만 달러를 14년간 나눠 받는 조건에 합의했다.
당장의 팀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 이에 미 언론들은 “현재 가치 측정 기법을 활용하면 그레인키의 계약은 6년간 1억9000만 달러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연 평균 금액이 3170만 달러에 이르러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어찌됐건 그레인키가 MLB 역사상 한 해에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선수로 등극했다는 것이다.
한편 미 언론은 “이번 계약에는 옵트아웃, 바이아웃 조항도 없다”라고 전하고 있다. 그레인키는 트레이드 등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남은 6년을 애리조나에서 보내야 한다. 클럽 옵션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설이 유력하다. 때문에 바이아웃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레인키는 6년 계약이 끝나면 만 38세가 된다. “그레인키가 3년 뒤에도 몸값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커지는 가운데 애리조나는 팀 역사상 최대 모험을 걸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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