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FA 보호선수 명단 짜기로 고심을 거듭 중이다. 이번에는 유망주 유출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FA 시장에서 투수 정우람과 심수창을 영입한 한화는 보상선수도 2명을 내놓아야 한다. 올 시즌 성적 역순에 따라 롯데에 먼저 심수창의 보상선수를 내준다. 지난 3일 두 선수를 KBO에 공시한 한화는 6일까지 롯데에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넘긴다. 롯데는 9일까지 보상선수를 선택하면 된다.
한화는 지난 2013~2014년 겨울에도 총 5명의 외부 FA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보상선수도 3명이나 내줬다. 2013년 이용규의 보상선수로 KIA에 포수 한승택을 빼앗겼고, 2014년에는 권혁의 보상선수로 삼성에 포수 김민수,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KIA에 투수 임기영이 각각 선택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20대 초반 젊은 선수로 군입대를 앞뒀다는 것이다. 향후 2시즌은 군복무로 뛸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해 과감하게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지만, KIA·삼성은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이를 감수했다. 한화로선 미래 투·포수 핵심 자원들이 빠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사실 2년 전만 하더라도 한화는 얕은 선수층으로 인해 FA 보호선수를 짜기가 쉬운 팀이었다. 당시 김응룡 감독은 "보호선수는 크게 고민없다. 가볍게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는 정근우의 보상선수를 포기하며 연봉의 300% 보상금으로 16억5000만원만 한화에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2년간 은근히 성장한 선수들이 많아졌고, 외부 FA 영입 등으로 선수층이 꽤 두꺼워졌다. 김성근 감독도 "고민이 있다. 작년과 달리 이젠 전부 내가 아는 선수들이다. 어느 누가 나가든 아까운 마음이 들 것이다"고 보상선수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한화는 시즌 마지막 5경기를 남겨 놓고 5강 진출을 위한 승부수로 군제대한 투수 김용주와 내야수 하주석을 엔트리 등록하며 20인 보호선수 구성이 더욱 빡빡해졌다. 유망주 유출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이들은 무조건 필수적으로 묶어야 할 선수들이다. 반면 다소 애매한 위치의 베테랑들이 많아 이에 대한 고민이 상당히 크다.
한화는 무조건 내년 시즌에 승부를 봐야 할 팀이다. 그렇다고 미래를 이끌어 갈 선수들을 또 잃을 수 없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육성한 선수들을 잃지 않고 싶다. 그 부분에 대한 부담은 있다"고 고심했다. 과연 한화가 유망주들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