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준 잃은 LG, 야수진 잠실최적화 바라보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12.06 11: 01

정상호 영입의 반대급부는 최승준이 됐다. SK는 6일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지명, 타선에 힘을 더했다.  
이로써 LG는 불과 6개월 동안 우타 파워히터 셋과 이별했다. 지난 7월 트레이드로 정의윤을 SK에 보낸 것에 이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나성용이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최승준이 SK로 떠났다. 셋 다 LG에선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지 못했으나, 언제든 잠재력을 폭발시킬 가능성이 있다. 젊은 우타자가 많지 않은 LG로서는 향후 아쉬움이 남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방향성은 뚜렷하다. 정의윤과 나성용, 그리고 최승준 모두 수비에선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외야수 정의윤은 수비 범위와 송구에서 약점을 지니고 있고, 포수로 프로에 입단한 나성용은 코너 외야수비에 적응하는 단계다. 최승준 또한 프로 입단시 포지션은 포수였으나 1루수로 전향했다. 1루수로서 안정된 포구 능력을 지녔지만, 번트 타구 처리에 필요한 민첩성은 부족하다.

결국 LG는 타격과 수비 모두에서 잠실구장에 최적화된 야수진을 구상하려 한다. 거포 스타일보다는 타율이 높고, 다리가 빠른 타자를 선호한다. 덧붙여 빼어난 수비력으로 팀 전체가 안정적으로 수비에 임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기형적으로 넓은 홈구장을 사용하는 만큼, 홈런 욕심을 줄이고, 스피드로 점수를 낸다. 그리고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최저실점 경기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정상호를 영입해 포수진을 보강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만 23세의 포수 유강남이 2015시즌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팔꿈치 수술 후유증으로 도루 저지에 애를 먹었다. LG 코칭스태프는 지난 11월 마무리캠프에서 유강남의 2루 송구 향상에 주목했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유강남이 2015시즌 도루 저지율 1할9푼4리에 그친 것을 감안해 도루 저지에 능한 정상호(2015시즌 도루 저지율:0.312·최근 9년 도루 저지율:0.345)를 데려온 것이다. 
잠실구장의 외야가 넓은 만큼, 2루 주자가 안타 하나로 득점할 확률은 어느 구장보다 높다. LG로선 허무하게 2루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안정장치를 정상호를 통해 얻었다. 덧붙여 경험이 많고 포수로서 전성기에 들어선 정상호가 유강남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우타자 셋을 잃었으나 젊은 우타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선재와 채은성이 2016시즌 외야진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양석환 역시 2015시즌 1군에서 384타석을 소화하며 높이 도약하려고 한다. 장준원과 박성준도 2015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으며 내야진에 새 바람을 예고했다. 상무서 전역한 우투우타 내야수 정주현은 손주인과 주전 2루수 한 자리를 놓고 경쟁구도를 형성 중이다. 타자로 순조롭게 전향하고 있는 이형종, 그리고 이번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윤대영은 2, 3년 후에 LG의 우타거포로 올라설 수 있다.
LG는 두산이 잠실구장에 최적화된 야수들을 키워내는 동안, 방황만 반복했다. 확실한 팀 컬러를 구축하지 못했고, 육성시스템도 체계적이지 않았다. 스카우트를 시작으로 2군 육성, 1군 경기력이 서로 따로 놀았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온 베테랑 타자들이 고전하자, 팀 득점력은 곤두박질쳤다. 그나마 2, 3년 전부터 스카우트의 방향성이 생기고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신인 드래프트서 잠실구장에 맞는 야수들을 집중적으로 뽑는 중이다. 최신·최고 2군 시설을 통해 2015시즌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유망주들이 1군 무대를 밟았다. 결실을 맺으려면 이들이 1군에서 잠재력을 발휘, 팀의 중심으로 올라서야 한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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