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정의윤? SK, 최승준 잠재력에 모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06 11: 01

‘정의윤 효과’를 톡톡히 본 SK가 또 하나의 잠실산 거포에 주목했다.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우타거포 자원인 최승준(27)을 지명해 장타력 보강에 나섰다. 최승준도 정의윤처럼 잠실을 벗어나 기량을 만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는 6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4년 총액 32억 원에 LG로 둥지를 옮긴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지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상호의 이적 직후부터 LG의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시뮬레이션한 SK는 최승준이 풀리자 큰 이견 없이 지명에 뜻을 모았다. 구단 프런트는 물론 코칭스태프에서도 큰 틀에서 최승준 지명에 호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준은 문자 그대로 ‘미완의 대기’다. SK의 연고지인 인천의 동산고 출신인 최승준은 2006년 프로 입단 이후 1군에서는 36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통산 타율은 1할6푼4리, 홈런은 2개뿐이다. 정확도 측면에서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할 선수로 통한다. 그러나 장타 잠재력은 확실하다. 올해 퓨처스리그(2군) 48경기에서 11개의 홈런을 뿜어냈다. 어쩔 수 없이 명단에서 풀려 나왔지만 최승준의 장타력은 LG와 양상문 감독도 모두 인정할 만큼 값어치가 있었다.

이런 장타 잠재력은 SK 타선이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다. SK는 상대적으로 구장이 작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팀 홈런과 팀 장타율이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도 간판타자인 최정의 부상 부진, 그리고 박정권의 초반 부진이 이어지며 경기를 한 방에 뒤집을 수 있는 홈런이 힘을 쓰지 못했다. 최다 홈런을 터뜨린 외국인 선수 앤드류 브라운은 기복이 심했다.
여기에 젊은 선수들도 장타보다는 정확성과 기동력에 무게를 둔 선수들이 많아 거포 요원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투수보다는 야수를 많이 뽑은 것, 그리고 임석진 김동엽 등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자원들을 확보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거포 유망주’인 한동민 김도현이 올해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하면 차세대 거포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 한동민은 좌타자, 김도현은 외야수, 최승준은 내야수다.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SK는 올해 LG와의 3대3 트레이드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우타 대타 요원’으로 기대를 했던 정의윤이 기대 이상의 장타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넓은 잠실벌’이라는 심리적인 압박에서 벗어난 정의윤은 SK 이적 후에만 14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기술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기보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난 결과였다. SK는 최승준도 그런 길을 걷기를 바라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최정 정의윤 이재원 최승준으로 이어지는 SK의 우타 장타력도 막강해질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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